식목일을 맞이해 반려 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2학년 교육복지 학생들이 참여한다. 지난해 교육청 방문 평가 때 저학년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오랜만에 농사꾼 부케로 살아보자.
교육복지실에 반려동물도 있다. 작년 여름부터 도마뱀과 넓적사슴벌레를 키운다. 아이들이 직접 사료와 물을 주는 조건으로 파충류 동아리를 만들었다. 어쩌다 모인 아이들의 관심사가 사슴벌레를 좋아했고 도마뱀에 관심이 있었다. 동아리에 참여한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마음이 아팠다. 가정환경은 말할 것도 없다.
교육복지 대상 아이들은 누구보다 신뢰할 만한 애착 관계가 필요하다.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을 가지고 관계를 맺을 애착 대상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교육적 효과도 크다. 생명에 대한 가치를 심어주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르칠 수 있다. 또한 동물과 식물을 키우면서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 함께 성장하며 성취감을 맛본다. 무엇보다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취미 생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지난주 2학년 아이들과 반려식물 키우기 사전 모임을 했다.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키울 식물을 골랐다. 방울토마토, 딸기, 파리지옥, 강낭콩, 해바라기, 바질, 보리새싹 종류도 다양했다. 아이들은 평범한 것을 거부했다. 모두 파리지옥을 골랐다. 내심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열매를 수확하고 꽃을 피우려고 했는데 난감했다. 뭔지 모르게 아쉬워서 방울토마토와 해바라기를 따로 구입했다.
이번 주 아이들과 함께 그림봉투화분에 꾸미기 활동을 했다. 자기가 키울 식물의 별명을 지어주고 앞으로 자랄 토마토와 꽃을 그렸다. 아이들이 봉투에 배양토를 넣고 물을 골고루 부었다. 그리고 씨앗 깃발을 심고 흙을 덮었다. 몇 분 만에 뚝딱, 멋진 화분이 만들어졌다. 아이들도 신났다.
자기 화분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창가에 화분을 나란히 두었더니 교육복지실 창가에 쏟아지는 햇볕이 어느 때보다 이뻤다. 부디 방울토마토가 열리고 해바라기가 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여름이 오면 아이들과 운동장에 나가 콩벌레와 개미를 잡고 있을지 모르겠다.
매일 아이들을 볼 수 있어 좋다. 자신이 키우는 방울토마토와 해바라기를 보려고 점심시간 때마다 온다. 입이 다물어지는 파리지옥과 팔짝팔짝 뛰어오르는 도마뱀을 보려고 오는 아이들 때문에 복지실은 시끌벅적하다. 복지실이 왁자지껄하지만 깔깔 웃는 아이들 때문에 반려식물 키우기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