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으로 떠나는 가족 여행
다섯 식구가 처음 떠나는 가족 여행 일지
올해 여름휴가는 평창으로 정했다. 얼마만의 가족 여행인지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에 설렌다. 다섯 식구가 모두 떠나는 것이 처음이라서 더 기대되는지 모르겠다.
사실 7살, 4살, 3살을 데리고 떠나는 장거리 여행은 모험이다. 평창까지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그렇지 않아도 좁은 차에 아이 셋을 데리고 갈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제발 밀리는 고속도로에서 보채지 않으면 좋겠다. 화장실 간다고 지나는 휴게소마다 들를지도 모른다. 부디 여행 중에 아프지 않길 바라며.
솔직히 마음은 이미 평창에 가 있다. 평창에 가볼 만한 곳을 찾다가 대관령 풍경에 매료되었다. 눈을 감으면 뭉게구름이 떠있는 파란 하늘 아래 서있다. 대관령 고개가 내려다 보이는 넓은 초원 위에서 시원한 여름 바람을 맞고 있겠지.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양 떼를 보며 멍 때릴 것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머릿속은 온통 평창으로 가득 찼다. 오늘은 일하기 틀렸다. 지금 당장 평창으로 떠나고 싶다.
매년 학생들과 가기 좋은 곳을 알아보고 프로그램이나 캠프 일정을 짜다 보니 어디 갈 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불안하다. 사실 다른 지역에 갈 때마다 관광 팸플릿을 챙기는 것도 일종의 직업병이다. 무작정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다.
아이들과 놀러 갈 때도 마찬가지다. 시간대별로 계획하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찜찜하다. 여행하기 일주일 전부터 2박 3일 가족 여행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우선 평창 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행지도를 다운로드했다. 숙박할 오리엔트 리조트 중심으로 블로그에서 추천한 몇 군데를 찾아봤다.
요일마다 이동하는 거리와 동선, 시간을 생각해 일정을 세웠다. 여행 1일 차는 점심에 도착할 것을 생각해 숙소에서 가까운 곳으로, 2일 차는 아침 일찍 출발해 가장 먼 곳으로, 3일 차는 집으로 돌아가는 방향으로 2박 3일 여행 코스를 정했다. 물론 계획대로 될 리 없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모처럼 떠나는 여행을 알차게 보내지 못할 것이다. 매시간이 아까운 2박 3일이 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일정으로 계획을 세우다 보니 뭔지 모르게 아쉬웠다. 모든 일정을 세우고 난 다음 프린트물로 뽑아보았다. 루지 타기, 동물 먹이 주기, 곤충(파충류) 체험 활동 아니면 물놀이였다. 아마도 아이들은 하루 종일 숙소에서 물놀이만 해도 좋아할 것이다.
솔직히 둘째 날 이른 아침에 청옥산 육백마지기를 오르면서 드라이브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꼬불꼬불한 좁은 산길을 오르는 것은 무리였다. 청옥산 경사를 따라 데이지 꽃이 펴있다는데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내와 단둘이 간다면 아마도 밤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보러 가겠지. 어쨌든 일단 떠나보자.
여행이 기대된다며 밤잠 설치던 첫째와 찰칵, 꾸역꾸역 짐을 싣고 다섯 식구가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