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평창 여름휴가를 4박 5일처럼 즐기기

다섯 식구가 처음 떠나는 평창 여행 일지

by hohoi파파

드디어 평창으로 떠나는 날이 밝았다. 이른 아침부터 떠날 준비에 분주하다. 일어나자마자 아내는 아이들을 챙기고 나는 전날 미리 싸놓은 짐을 차에 실었다. 전주에서 평창까지 3시간 넘게 걸려서 아침은 간단하게 차 안에서 도시락을 까먹기로 했다. 다행히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 덕분에 일찌감치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아침 7시에 평창으로 출발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이제 곧 전주 IC에 들어서는데 설렜다. 조수석에 탄 첫째도 여행 갈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고 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쭉 한 번에 평창까지 내달리고 싶지만 번갈아 화장실에 가고 싶은 아이들 덕분에 연달아 휴게소에 들렀다. 뭐래도 좋다.


집 나온 지 1일 차: 허브나라 농원(강원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길 225) ★★★★★

무려 4시간을 달려 허브나라 농원에 도착했다. 며칠 전만 해도 평창에 비 소식이 있었다. 출발하면서 걱정했는데 쨍쨍 내리쬐는 햇빛이 반겼다. 맑고 푸른 하늘에 바람마저 살랑살랑 가슴까지 시원했다. 톡톡. 딸내미도 기분이 좋았는지 선크림 바르는 내내 꼼짝하지 않고 얼굴을 대주었다. 딸내미 피부는 소중하니까.

두 아들은 체험에 진심이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집중해서 듣는다. 두 아들이 나란히 서서 설명을 듣는데 무슨 말인지 알고 듣는 건지 신기하기만 하다. 결국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허브주물럭비누 만들기 체험을 하고 말았다. 식비만큼이나 체험비가 드는 두 아들 덕에 지갑은 털털.

산책길을 따라가면 다양한 꽃과 식물을 볼 수 있다. 특히 레몬 베버나는 잎을 만지면 새콤하고 상큼한 레몬향이 온몸에 묻어나는데 금세 정신이 맑아졌다. 또한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곳곳마다 있기 때문에 사진 찍기 좋다. 가장 안쪽에 나무로 우거진 숲 속에 차가운 계곡물이 흘러서인지 코끝이 시원했다. 발끝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발 담그고 놀았다. 정말이지 계곡물 안에 발 담글 수 있게 둔 나무 의자는 신의 한 수다.

이곳에 숙박 시설도 있으니 숲 속 뷰와 계곡물에서 발 담그기를 좋아하면 펜션을 이용을 추천한다. 워낙 리조트와 호텔은 숙박비가 비싸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하루 이틀 정도는 이색 체험하며 지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기회가 되면 다음 평창 여행 숙소는 이곳에서.

집 나온 지 1일 차: 평창 루지 랜드(강원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74) ★★★★

마침 숙소 근처에 평창 루지 랜드가 있었다. 예전에 아들과 여수에서 루지를 탄 적이 있다. 굳이 여수 유월드루지테마파크와 비교하자면 평창 루지는 내려오는 내내 S자 코스만 반복하기 때문에 조금 지루한 감이 있다. 그렇지만 트랙 길이는 1.4km로 국내 최대 길이였다. 비싼 돈 내고 조금이라도 더 탈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닌가. 이용 요금이 비싸서 그렇지 뭐 아들이 신나 하면 그것으로 됐다.


평창 루지 랜드는 스키장 한쪽에 마련돼있기 때문에 탁 트여 있으며 잔디가 넓게 깔려있다.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다. 한편에는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할 수 있도록 모래놀이장과 모래놀이 장난감이 놓여있다. 첫째와 루지를 탈 동안 아내는 둘째와 셋째와 함께 모래놀이를 했다.

집 나온 지 2일 차: 대관령 하늘목장(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꽃밭 양지길 458-23) ★★★★

평창에는 목장이 많다. 그중에 삼양목장, 대관령 하늘목장, 대관령 양떼목장이 유명하다. 각각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봤다. 삼양목장은 세 개 목장 중에 가장 큰 규모이지만 도보로만 이용 가능해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가 어려웠다. 다른 목장의 체험거리를 찾던 중 대관령 하늘 목장은 1시간 간격으로 트랙터 마차를 운영했다. 또한 승마체험과 양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 데리고 가기 가장 좋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은 커다란 트랙터 마차를 탈 때 가장 좋아했다.

아이들과 트랙터 마차 승차장 앞에 있는 놀이터에서 놀았다. 놀다가 더우면 한쪽에 커피숍, 쉼터가 있어 햇볕을 피해 쉴 수 있다. 하늘목장에서 판매하는 요거트와 아이스크림 사 먹을 수 있다. 그냥 기념으로 하늘목장 요거트라도 사 올걸 그랬나. 맛이라도 봤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쉽다.

목장은 평창 여행지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였다. 탁 트인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에 서있는 기분은 올라가 보지 않으면 모른다. 시원한 바람맞으며 한동안 멍하니 산 아래 보이는 풍경을 내려다보는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날 하늘까지 맑아서 멀리 내다볼 수 있었다. 산비탈에 한가로이 풀 뜯어먹고 있는 양과 염소, 젖소와 말들을 보니 나까지 차분해지더라. 이 맛에 평창 오나보다.

여행 마지막 코스는 항상 물놀이였다. 아이들에게 "오늘 한 것 중에 뭐가 가장 기억에 남고 좋았어?"라고 물으면 아이들은 가장 먼저 물놀이라고 말했다. 잊고 있었다 아이들은 뭐니 뭐니 해도 물놀이가 최고라는 것을. 그냥 하루는 어디 안 가고 물놀이만 했을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아이들이 좋아했다.

강릉 중앙시장 맛집 투어: 배니 닭 강정 ★★★

아내가 여행 내내 아팠다. 여행 오기 전 목 디스크 증세로 고개를 돌리지 못해 병원 진료를 받았었는데 여행 중 심해진 것이다. 여행 첫째 날 밤 다 잠든 컴컴한 방에서 화장실 불을 켜 놓고 병원을 찾아봤다. 마침 다음 날 강릉 경포대에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강릉에 있는 정형외과를 찾아봤다.


대관령 하늘목장에 머문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오후는 강릉에 가서 병원 진료만 봐야 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강릉 중앙시장에만 들러 닭강정을 사고 서둘러서 숙소로 이동했다. 몇 분이라도 더 물놀이하기 위해 경포대를 포기한 것이다. 강릉까지 가서 바다를 못 보다니 지금도 아쉽다.

여행 내내 신나게 놀았던 것은 빠른 육퇴 후 맥주 한 캔을 마시기 위함이다. 정작 여행 내내 일찍 잠든 아내 덕에 맥주도 나도 김 빠졌다. 어찌 숙소에 와서 잠만 잘 수 있는가. 난 또 뭘 기대했는가. 하하. 혼자 닭강정을 먹으며 맥주를 마셨지만 두 캔도 다 못 마시고 버리고 말았다. 혼자 먹으니 맛이 없더라.


집 나온 지 3일 차: 여주곤충박물관(경기 여주시 명성로 114-146 1~3동) ★★★★

원래 마지막 날 계획은 평창 백룡 동굴에 가서 탐험하려고 했다. 암흑 속에서 랜턴 빛에 의지해 동굴을 따라 걸을 생각에 들떴다. 아이들에게 황금박쥐 볼 수 있는 거 아니냐며 한껏 바람을 넣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6세 이하는 관람을 제한했다. 첫째만 데려갈 수 없는 노릇이고 어쩌지.

처제 집으로 가는 길에 여주를 지나가서 여주 곤충 박물관으로 갔다. 다양한 곤충과 파충류를 보고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넓적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키워 봤다고 거침없이 만지는 아이들. 언제 타란튤라를 가까이에서 보겠는가 아이들은 전시된 동물들을 보며 마냥 신기해했다.

집 나온 지 4일 차: 송탄 처제 집으로 ★★★★★★★★

처제네 식구와 하루 종일 물놀이했다. 전주에도 이런 시설이 있으면 매일 갈 텐데 내심 부러웠다. 그 덕에 아이들만 신났다.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 첫째는 모르는 같은 또래와 노는 것을 보고 새삼 많이 컸구나 싶었고 둘째는 이제 제대로 노는구나 싶었고 셋째는 의외로 물놀이를 싫어해서 애먹었다.

집으로 가는 길: 안성 팜랜드(경기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 28) ★★★★★

안성 팜랜드는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은 곳이다. 동물 먹이 체험, 승마 체험, 공연 관람 등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지난번에 처제네 식구와 놀러 갔었다. 무료 입장권이 있었고 버블 놀이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들른 것이다. 전동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어 편하게 구경했다.

날씨 좋다~ 사진은 더더더.

솔직히 안성 팜랜드에 온 이유랄까. 이곳에서 사진 찍으려고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냈다.

아이들이 버블 놀이를 좋아했다. 버블과 물대포를 쏘니 마치 싸이의 흠뻑쇼 같았다. 아이들 옷이 비누 거품과 물로 흠뻑 젖었으니 흠뻑쇼 맞네. 진행자가 있어 흥을 돋구니 더 신났다. 아내의 훌라후프 대회 선전은 그날 최고의 이벤트였다. 시상할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지난 여행 사진을 보며 평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옥상 공사로 시끄럽고, 날씨는 무덥고, 일은 안 잡힌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브런치에 여행 사진을 정리하며 글을 적는다. 괜한 일한 건가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린다. 아! 멀리 떠나고 싶다. 내심 혼자라면 더. 늦은 밤 야경을 보며 시원한 맥주 한 캔 마시고 싶다. 두툼한 감자전에 봉평 메밀 막걸리 한잔 걸치고 싶다.


http://www.nhasfarmland.com/asfarm.php?de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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