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막내딸을 재우기 위해 책을 읽어 주었다. [어떻게 할까?] 그림책은 몇 가지 상황을 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책을 읽어주다가 우리 집 풍경과 달라도 너무 달라 웃고 말았다. 엄마랑 아빠랑 끌어안으면 아이들이 "하하하, 호호호" 웃으면서 빙글빙글 춤을 춘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내와의 스킨십이 줄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로 이어진 7년 동안 둘만의 오붓한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임신 초기부터 조산기가 있어 일찍이 몸조심을 해야 했고 출산 후에는 회음부 통증으로 1년 가까이 살갗만 닿아도 몸서리쳤다. 신생아 때는 밤샘 육아로 피곤해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육아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금은 아이들을 재우면서 따로 자기 때문에 잠자리를 함께 한지도 오래되었다. 밤새 팔베개를 해주며 아내를 끌어안고 싶다. 종종 날을 새며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던 그때가 그립다.
살아보니 부부는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야만 스킨십도 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미루더라도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고 아이가 들어올 수 없게 방문을 잠가야 마음 졸이지 않고 스킨십도 할 수 있다. 출퇴근하면서 아내를 의식적으로 안고 입맞춤하려는 이유다.
요즘에는 일어나자마자 첫째와 둘째가 자고 있는 건넛방에 가서 잠자고 있는 아내를 꼬옥 안아준다. 사실 아내를 깨작깨작 건든다고 봐야 한다. 자고 있는 아내를 끌어안고 꼼지락거리면 그제야 아내는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가끔 아랑곳하지 않고 벌떡 일어나 아침 준비하는 아내가 그렇게 서운하더라.
아내에게 잘 잤는지 물어보며 끌어안는다. 생각해보면 하루 중 가장 뜨겁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하나 둘 깨는데. 둘째가 유난히 훼방을 놓는다. 솔직히 아이들의 반응이 재밌어 일부로 아내를 더 끌어안는다. 어쩌면 엄마 아빠의 반응이 재밌어서 더 훼방을 놓는지도.
아침부터 왜 붙어있는 거야!
둘째가 한마디 하면 첫째는 끌어안고 있는 사이를 기어코 비집고 들어온다. 아이들은 아내 곁에 딱 달라붙어있는 꼴을 못 본다. 어떻게든 갈라놓는다. 황당한 것은 20개월 막내딸도 거든다는 것이다. 아내를 안고 있거나 뽀뽀를 하면 아내 뒤에서 뭘 아는 눈빛으로 빤히 쳐다본다. 막내가 씨익 웃으면 귀여우면서도 뭔지 모르게 소름 돋는다. "지금 내 앞에서 뭐 하는 거지?" 하는 눈빛일 때가 많다. 그러니 스킨십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킨십을 계속해야 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스킨십은 스트레스를 완하 해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손잡거나 뒤에서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소원해진 관계가 다시 불타오르더라. 스킨십을 통해 서로를 느끼며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부부 관계가 소원할수록 부부 사이에 스킨십을 멈추면 안 되는 것이다.
어쩌면 아내는 더더욱 스킨십이 필요할지 모른다. 가뜩이나 경력 단절로 자존감까지 내려가 있는 상황에 끊이지 않는 집안일과 육아로 몸과 마음까지 지쳐있기 때문이다. 바닥까지 내려간 아내의 기분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오늘도 애썼다"라고 말하며 안아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포옹은 아닐까. 엄마랑 아빠랑 끌어안으면 결국 온 가족이 "하하, 호호" 웃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