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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Aug 30. 2022

꽃꽂이를 하며 찾은 적성

2주 전 교육복지사 학습 공동체 모임이 있었다. 평소 가족 유형별 개입 방법을 주제로 교육받고 각 학교의 사례를 나누며 학습하는 것과 달리 날은 꽃꽂이를 했다. 이날 일정은 여름 방학이라 교육이나 학습이 아닌 힐링을 위해 모였다. 이날은 "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그렇지 않아도 해결할 수 없는 사례로 골머리 아픈 모일 때마다 공부만 할  없지 않은가"의 심정이었다.


"꽃 진짜 이쁘네요."

"꽃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교육장에 들어서자마자 이름 모를  반겼다. 꽃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노란 장미꽃을 보자마자 아내에게 신문지에 둘둘 말린 노란 장미꽃 다발을 무심코 줬을 때가 생각나 설렜고 핑크빛이 도는 수국을 보니 아내와 단둘이 갔던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다. 그때 길거리에 핀 수국 사이에 파묻혀 아내와 사진 찍었었는데... 추억에 꽃을 보며 혼자 생각에 잠겼다. 꽃송이마다 추억이 스몄다.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향기에 빠져 나도 모르게 눈을 지그시 감게 되고 코끝을 올리게 되더라.  


꽃바구니에 오아시스를 넣고 꽃꽂이를 시작했다. 강사 분이 꽃꽂이할 꽃을 순서대로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꽃꽂이하는 것은 처음이었고 어떻게 꽃을 배치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도 꽃마다 다른 꽃말을 들으며 재밌게 꽃꽂이를 했다. 처음 본 꽃을 알게 되어 좋았다. 알록달록 저마다 다른 빛깔과 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막상 완성한 꽃바구니를 거실에 두니 집안 분기기가 달라졌다. 마음까지 몽글몽글.    

소질이 있다는데 이참에 꽃꽂이나 배워볼까. 꽃이 주는 치유의 힘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학교 현장에서 심리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 부모에게 원예 치료를 권유하기도 하는데 색채 심리와 함께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는 투자해야 할 비용과 시간이겠지만 말이다. 


마흔에 배우고 싶은 일이 생겼다. 잠시 매장에서 꽃꽂이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는 은퇴 후 커피숍이나 책방을 차리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어쨌든 꽃꽂이하면서 재밌고 즐거웠다.


제 아무리 꽃이 이쁘다고 한들 당신보다 아름답겠소.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오.
-2022.8.19.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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