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83년생 돼지띠 12월 운세 좀 봐봐요."
11월 끄트머리에서 찬바람 부는 어느 날, 아내에게 83년생 돼지띠 12월 운세를 봐달라고 했다. 아내는 갑자기 무슨 운세 타령이냐는 듯 생뚱맞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냥 궁금하잖아."
왜 브런치북 수상 발표날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괜히 의연한 척하다가 마음만 쭈글쭈글해졌다. 결과 발표일이 다가 올 수록 비빌 언덕이라곤 운세뿐이다.
벌써 브런치에 글을 쓴 지 4년 차, 지금까지 577개의 글을 발행했고 구독자는 1,000명 조금 넘는다. 발행한 글보다 구독자 수가 많아졌다고 좋아했었던 게 엊그제 같는데 시간 참 빠르다. 4년 동안 인터뷰 요청부터 출간 제안까지 브런치는 말 그대로 새로운 경험과 기회였다.
사실 지금까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를 목표로 글을 쓰지 않았다. 글을 쓰면서도 일기인지 에세인지 모를 어딘가에서 허우적거렸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도 별반 다를 바 없다. 누구에게도 글에 대한 코칭 내지 평가를 받아본 적 없기 때문에 그냥 쓸 뿐 응모할 엄두를 못 냈다.
지금도 내 인생의 첫 책을 목표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출판 프로젝트 응모는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다. 적어도 10년은 꾸준히 써야 글쓰기 능력도 늘고 기회도 오지 않을까.
내 글을 믿지 못하니 어차피 안 될 바엔 차라리 응모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탈락되는 뻔한 결과를 마주하면서 글 쓰는 동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다. 잔뜩 기대했다가 실망만 크게 할 뿐, 좌절감을 맛보지 않으려고 그동안 응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단 지난 회보다 많은 작가들에게 수상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낙타가 바늘구멍에서 단추 구멍으로 통과하기로 바뀌었을 뿐이데 말이다.
처음으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 차곡차곡 글을 모았다. 유영만 저자 [책 쓰기는 애쓰기다] 책에서 책 쓰기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83년생 교육복지사입니다], [나는 사회복지사 다둥이 아빠입니다] 두 개의 브런치북이 세상 밖으로 나왔으니 두 아이를 출산 한셈이다.
힘들게 출산해서 그런지 아직도 몸 회복이 덜 됐다. 여전히 산후조리 중이다.(응모한 뒤로 글이 써지지 않는다.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배 마냥.)
며칠 전에 혜남세아 작가님이 발행한 [브런치북 출판 특별상] 글 제목만 보고 기겁했던 적이 있다. 생각보다 빨리 수상 발표를 해서 놀랐고 수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이불 킥 했다. 2032년에 받을 수상 소감이었다는 것을 알고 어찌나 웃었는지. 그만큼 12월 21일 수상 발표일은 요즘 나의 이슈다.
돌아오는 21일은 프로젝트 출판 응모에 신청한 브런치 작가라면 누구나 기다려지는 날이지 않을까. 마치 로또를 사고 토요일 저녁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날까지 '1등 되면 뭐할까'를 기대하며 김칫국부터 한 사발 마시고 '20억 당첨금을 어디에 쓸까'를 생각하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지내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어쨌든 날마다 물을 떠다 놓고 기도를 해야 하나 우주의 기운을 죄다 끌어모아도 시원찮을 판이다.
"뜻하는 바를 이룬다."
"꿈은 이루어진다."
23년도에 기운이 온단다. 계획한 일들이 술술 풀리고 최고의 성공 운이 열리는 해라고 했다. 조상이 돕는 해라 덕을 쌓으라고 하는데 23년에 대운이 오면 때는 이미 늦은 것이고 덕은 쌓는 일은 이만하면 되지 않나 싶다.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에 재도전해야 하나.
결국 83년생 돼지띠 12월 운세는 계속 글을 쓰라 한다. 대한민국이 9% 16강 진출 확률도 뚫었다. 물러서지 않는 마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쓴다면 출간의 염원은 언젠가 하늘에 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