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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Dec 13. 2018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십니까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거리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학생과 함께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마지막 코스로 제2롯데타워에 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마치 비행기 안에서 창문 너머로 내려다보는 것 같이 설레다.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시선은 감탄한 표정으로 어둠 속의  빛을 따라가고 있었다. 숨죽인 공간에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117층을 1분 이내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속도와 사방으로 한눈에 보이는 서울이 신기했다. 다른 사람처럼 "우와!"라고 연신 감탄한 것 같다. 하지만 나의 들뜬 마음도 금세 사그라들었다. 너무 먼 풍경 무덤덤해진 것이다. 보이는 세상은 나의 현실이 될 수 없었고 세상 밖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나와 너무 멀어지면 감정이 생겼다가도 사라지거나 특별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시선이 가장 현실에 가깝다. 어떠한 경험, 사건이든 인간관계이든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한다. 멀리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가까운 것도 문제가 된다. 현미경으로 보듯 내가 옳다고 믿는 신념,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고 보고 싶은 것에만 몰두하게 된다. 고슴도치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새끼를 품듯 적당한 거리는 서로를 향한 가시로부터 자신과 타인을 보호할 수 있다.    


  에릭슨 리학자에 따르면 인간 발달을 8단계로 구분고 있다. 각 단계에 주어진 발달과제의 달성, 극복에 따라 인간의 성장 여부가 달렸다. 노년기에는 "자아 통합"이라는 과제를 획득해야 한다. 자아 통합은 자신의 부정적인 면이나 긍정적인 면의 평가를 통합하는 일이고 달성했을 때 자신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죽음으로부터 초월하게 된다. 자아 통합이든 통찰이든 나와 주변의 모든 면을 살펴야 하는 기술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은 죽을 때까지 들여다보기와 내다보기를 끊임없이 연습하고 훈해야 하는 것 같다. 문제라고 여기는 상황나 타인의 다양한 면을 자세히 보고 관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 내가 행복해야  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는 자기 통찰, 성찰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을 성숙시키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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