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독한 교육복지사

by hohoi파파

며칠 전 채널을 돌리다가 [고독한 훈련사]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강형욱 훈련사의 여행을 담은 독다큐멘터리로 전국을 다니며 반려견과 반려인을 만난다고 한다.


강형욱 훈련사가 대세긴 대세인가 보다. 예전에는 그렇게 백종원 요리연구가(기업인)가 나오더니 최근 오은영 박사와 강형욱 훈련사 두 분이 쌍벽을 이룬다.


강형욱 훈련사는 어떤 부분에서 고독감을 느낄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0~15년 함께했던 유럽의 훈련사들이 자신의 훈련법을 쓰레기 같은 훈련법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한때 동료였던 사람들에게 역겹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유럽에서 배운 훈련법을 그대로 적용하지 못한 것은 유럽과 다른 반려 문화와 환경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론과 다른 현실 문제 앞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외로웠을까. 또한 한국의 기존 훈련법과 얼마나 대립됐을까 싶다. 어쩌면 유럽의 훈련법을 전하는 초기에는 유럽과 한국 어느 쪽도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처절하게 고독했기 때문에 그만의 새로운 훈련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사실 [고독한 훈련사] 프로그램을 리뷰하려고 글을 쓴 것은 아니다. 솔직히 프로그램 제목만 보고 채널을 돌렸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금까지 쓴 글은 기사를 보고 썼다.


제목을 보자마자 [고독한 교육복지사] 주제로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였다. 반려견의 행동 변화와 보호자의 성장을 이끄는 훈련사와 마찬가지로 아이와 부모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교육복지사 역시 고독하기 때문이다. 계절 탓인가 나이 탓인가 요즘 그렇게 고독하다.


우선 사람들이 뜯어말리는 일을 한다. 교육복지사라고 하면 이직을 권한다. 물리적 공간도 한 몫한다. 교육복지실에서 혼자 근무하는데 별관 복도 끝에 있거나 특별실이나 방과 후 교실이 모여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그마저도 3, 4층에 있으면 유배지나 다름없다. 마땅한 근무 환경이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 사명감을 내밀며 적당히 때우려고 든다. 무엇보다 타인의 삶의 문제를 나눠 짊어지는 일은 한없이 고독한 일이다.


곧 종업식이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한창인 것을 모니 올해도 끝났다. 겨울방학이 되면 2023년 사업 계획서 작성에 열심이겠지. 머지않아 아이들과 교사가 없는 학교에 출근해 고독을 즐길 것이다. 틈틈이 [고독한 교육복지사]를 연재하면서 고독한 겨울방학을 이겨내리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슈뻘맨을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