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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Feb 28. 2023

영어 공부하고 완전히 달라진 나

'영포자'가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 내려놨던 영어책을 마흔이 넘어 다시 꺼내 들었으니 말이다. 문득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평생 영어는 담쌓고 살겠다 싶어 도전했다. 무슨 일이든 늦은 때는 없다.


마음이 사그라들기 전에 서점에 갔다. 영어 초짜가 영어 교재를 고르는 안목이 있을 리 만무했다. 어떤 책을 살까 고민하지도 않았다. 제목에 끌렸는지, 강성태라는 사람에게 끌렸는지 모르겠지만 [강성태 66일 영어회화] 책을 집어 들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샀다. 자랑이지만 생애 첫 '내돈내산'했다.


그새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 간다. [영어 책 한 권 외워봤니?] 책 제목처럼 책 한 권을 통째로 씹어먹겠다는 각오로 공부하고 있다. 둘째 어린이집 학습 교재인 영어 그림책부터 영어회화 편 유튜브 영상까지 매일 영어 공부에 시간을 들인다.


2023년은 "매일 30분 영어 공부하기"가 목표다. 귀차니즘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나는 매일 영어공부하는 사람이다."라고 마음 다잡는다. 운전할 때 라디오를 끄고 영어를 듣기 시작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공부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흠뻑 젖겠지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랜다.


사실 30년 넘게 영어와 담쌓고 지냈다. 뭐든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꽃도 오래 봐야 예쁜 법인데 하물며 영어는 오죽하랴. 오래 보고 또 듣고 다시 말하고 온몸으로 느껴야 겨우 예뻐질 것이다. 30년 동안 영어를 아는 채 하지 않았으니 애쓰지 않으면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기엔 살짝 부끄럽고, 음... 영어 울렁증만큼은 줄었다. 영어 공부가 재밌다.


혼잣말이 늘었다. 아무래도 영문 대화문을 외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잣말로 중얼거리게 된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기는 까닭에 영어 발음이 입에 붙기 전까지 웅얼거린다. 한 자라도 더 보고 들으려고 환경을 바꿨다. 네이버 영어사전과 구글 번역기 위젯을 첫 화면에 추가했다.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번역해 보고 모르는 단어는 바로바로 찾아본다. 팝송이라면 비틀즈의 'Yesterday' 밖에 모르는 내가 팝송을 듣고 있다. 영어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


며칠 전 유튜브에서 "요즘 가장 핫한 인기 팝송 100곡 영상"을 찾았다. 영어 가사 자막과 함께 번역이 되어있어 한 곡 한 곡 도장 깨기를 할 수 있다. 일단 아들이 가져온 영어 그림책부터 하루에 한 권 도장 깨기 할 것이다.

제발 말문이여 빵 터져라

호주 유학 생활을 한 처남에게 자꾸 오늘의 명언을 영문으로 보내게 된다.

you don't have to be great to start,
but you have to start to be great.
-Zig Ziglar-


가끔 네이버 사전 찾기와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신기하다. 계획으로만 그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활활 불타올라라. 일단 시작하고 했으니 꾸준히 해보자. 지금보다 말문이 트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12월에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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