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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기저귀 갈아주다 든 생각

by hohoi파파

매일 밤 자정에 딸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준다. 나만의 육아 루틴이랄까, 생각해 보면 첫째 때부터 해온 일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난방 텐트에서 고이 잠든 딸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줬다.


그날따라 새근새근 잠든 모습에 느닷없이 복받쳤다. 기저귀를 채우는 일을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헛헛했다. 이제 잠결에 엉덩이 들어주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거야?


곧 기저귀 뗄 날이 머지않았다. "아빠! 쒸!"라고 말하기 시작했고 변기에 앉을 때까지 참을 수 있다. 요즘 기저귀 하나로 하루? 반나절은 버틸 수 있다. 가끔이지만 혼자 기저귀를 내리고 유아 변기에 쌀 때도 있다. 혼자 싼 자신을 뿌듯해한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분명 누런 오줌내 나는 묵직한 기저귀 뭉치가 그리워질 거야. 오늘따라 부쩍 커버린 딸아이를 보고 기저귀와 작별할 시간이 왔음을 예감했다. 더 이상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도 되었을 때 들 시원섭섭할 마음을 어찌할꼬. 소이야! 빨리 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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