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뭐 해?"
아들 하교 후, 잠깐 쉬는 자투리 시간에 원고를 보고 있었다.
식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데 아들이 다가와 물었다.
"아빠 책 쓰고 있어."
"무슨 책?"
"근데 책이 왜 이렇게 생겼어?"
아들이 퇴고 중인 원고를 보고 궁금해했다. 출력한 원고였다.
아들 눈에는 A4용지 뭉치가 이상했던 모양이다.
"글을 고치고 다듬으면 책이 돼."
"아빠가 책을 쓴다고?"
"무슨 이야기야?"
"엄마 아빠가 너희들 키웠던 이야기야."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아... 그래?"
"아빠가 책으로 만들어서 보여줄게."
아들, 아빠도 믿기지 않는데 너는 오죽하겠니.
새벽 글쓰기의 명분을 제대로 잡았다.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줄곧 퇴고하고 있다. 5월 첫째 주에 1차 퇴고 원고를 넘기기로 해서 뒤로 물러설 수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집안일은 손 놓고 있어 아내가 싫어할지 모릅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글쓰기를 하며 하루를 맞이한다. 아침 6시가 되면 미련 없이 노트북을 덮는다. 바로 일어나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헬스장으로 간다. 1시간 동안 걷다가 뛰기를 반복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어느새 글쓰기 루틴이 되었다.
"아들, 아빠 뭐 하냐고 물었지?"
"아빠는 지금 자신과의 싸움 중이야."
요 며칠 비가 내려 벚꽃 엔딩이라고 난리다.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가 깜짝 놀랄 날씨다. 잠깐 글하나 발행하며, 출간된 책을 아들에게 보여주는 상상을 해봤다. 나의 4월 엔딩은 어떤 모습일까. 시작에서 그치지 않고 마침표를 찍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