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브런치 알람이 울렸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다는 깨알 같은 조언이었다. 언제 마지막으로 글을 썼는지 확인했다. 구독자 끝자리 수가 0으로 된 것을 보니 오랫동안 안 쓰긴 안 썼나 보다. 브런치 근육이 쪼그라들었다. 둘째 자리까지 바뀌기 전에 오늘 하루를 생각하며 브런치에 글을 쓴다.
어제 출판사에서 출간 계약서를 등기로 보냈다. 익일특급으로 보내신 덕분에 오늘 도착한다. 내 생애 출간 계약서를 받아 볼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 언제 배달 완료 될지 등기번호를 조회하는 손에서 작은 떨림이 전해진다. 책을 내보겠다고 시작한 브런치. 지난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2018년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7번 시도만에 이룬 쾌거였다. 소방관, 교사, 청소부, 버스 기사, 마케터 같은 직장인이 쓴 책을 보고 왜 사회복지사는 책을 쓰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회복지사가 직접 쓴 현장 이야기를 누구보다 목말랐기 때문이다. 목마른 놈이 우물판다고 책 쓰기 꿈이 생겼다.
브런치 작가라고 자부하던 2020년 어느 날, 브런치에 올린 육아 글을 보고 한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했다. 들뜬 마음에 친구들이 있는 카톡 단체방에 낯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기획한 목차를 보여주며 자랑하듯 알린 것이다. 초고도 다 쓰지 않고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 한창 졸업 논문에 정신없던 때였고 셋째 임신과 출산, 육아로 원고에 손대지 못했다. 염치 불고하고.
몇 년 만에 처음 출간 제안한 출판사에 용기 내 메일을 보냈다. 한마디로 대표님의 지난 출간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냐는 내용이었다. 기준을 낮춰서라도 어떻게든 첫 책을 내보겠다는 심정으로 보낸 것이다. 출판사에서 거절하면 브런치 POD로 만들어볼 생각이었고 마지막으로 연락해 봤다.
출간은 출산의 과정이라고 하는데 이제 제본된 원고가 아니라 하나의 책으로 마주하길 바라본다. 3년 만에 처음 기획했던 글이 다듬어지고 있다. 망망대해에 떠돌던 원고가 드디어 닻을 내리고 정박하려 한다. 물론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고 해서 출간되리란 보장은 없다. 새로운 항해, 다음 책을 쓰기 위해서라도 기필코 닻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집에 안 계시네요."
글 쓰는 와중에 우체국 택배기사에게 전화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