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출판사 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받아볼 줄이야. 드디어 23년 5월 14일, 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내용을 검토하기 위해 받았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벅차오름이었다. 계약 날짜를 쓰고 도장을 찍으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여보, 역사적인 순간이야. 어서 찍어봐 봐!"
땅! 땅! 땅! 계약이 성사되었다. 아내에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모습을 찍어달라고 호들갑 떨었다. 어느 구독자님의 표현처럼 글쓰는사회복지사에서 책쓰는사회복지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마중물 같은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솔직히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원고에서 실물 도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모두 출간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빠르면 3~4개 월, 늦어지면 1년이 지나도 출간이 안된다고 하는데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기다림을 어찌 견딜까 싶다. 출간 문턱을 못 넘는 사례가 있는 것을 보면 출간은 작가의 노력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한 편으로 지금 나의 손을 떠난 문제일 수 있겠다.
며칠 전 1차 본문 디자인 작업 중이라는 출판사 대표님의 연락을 받고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피드백을 받을지 궁금하면서도 두렵다.
“어떻게 올라갔습니까?”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올라갔지요.
진정으로 바라는 사람은 이룰 때까지 합니다.
안 된다고 좌절하지 않습니다.
안 되면 방법을 달리합니다.
방법을 달리해도 안 될 때는
그 원인을 분석합니다.
분석해도 안 될 때는 연구합니다.
이쯤 되면 운명이 손을 들어주기 시작합니다.“
에드먼드 힐러리의 말을 빌리면 지금은 한 발 한 발에만 집중할 때다. 아빠 책은 언제 나오냐고 묻는 아들 때문이라도 첫 책 출간의 여정을 마침표 찍어야 한다. 아빠의 도전이 무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심정으로 한 걸음씩 떼다 보면 운명이 손들어주지 않을까. 이쯤 되면 기회는 주어졌다. 남은 봉우리를 하나씩 등정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