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런치 작가 사이에서 웹 서비스 개편 이야기가 뜨거운 이슈이다. 사실 그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덧붙일 말은 없다. 다만 브런치스토리팀의 결정에 그럴만한 이유, 기획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최선이었나...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브런치스토리팀이 새 출발 한다는 소식을 알린 지 6개월 만에 지난 공지를 찾아봤다. 브런치가 브런치 스토리가 바뀌었고, 스토리 홈이 새로 생겨 브런치스토리뿐만 아니라 한 화면에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를 검색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독자가 작가에게 응원 금액을 보낼 수 있어 수익의 기회가 열렸다.
솔직히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모든 브런치 작가에 크리에이터 배지가 달려있는 줄 았았다. 우연히 브런치 모바일 웹을 보다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배지를 보고 별다르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크리에이터 배지를 반납하겠다는 어느 작가분의 글을 읽고 나서야 관심을 가졌다. 며칠 동안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 눈팅했다.
많은 작가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경쟁을 부추기는 크리에이트 배지에 대한 우려의 글이었다. 브런치 작가 내에 계층을 나누는 것은 글 쓰는 자체가 목표이자 즐거움인 브런치 작가님들의 자부심 자존심?을 건드는 일이다. 수익 모델을 성토하는 글도 많았다. 구독자가 곧 작가인 브런치 생태에서 서민과 다름없는 작가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가는 창조 경제? 방식의 수익 모델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가득했다. 생각해 보면 현재 응원하기는 수익이 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소극적인 방식이다. 결국 수익 구조의 책임을 작가에게 떠넘긴 꼴이 돼버렸다. 나머지는 사실상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익금이 생기는 유사 플랫폼인 헤드라잇에서 작가 제안을 받고 글을 쓰면서 왜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았다. 정령 글을 쓰는 이유가 수익금이나 인세 때문인 것인가.
브런치에서 5년 동안 글을 써보니
2018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직장생활 10년 차를 앞둔 계약직 사회복지사이기도 했다. 한창 불확실한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다. 교육복지사 5년 차가 되었을 무렵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으로 왜 교육복지사의 일을 하려고 하는가 스스로에게 진지한 질문을 한 것이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몰라서 불안했지만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즐겁게 일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스스로 내린 질문의 답은 바로 글쓰기였다. 사회복지사의 현장 이야기, 교육복지사의 일에 대해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자랐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이다. 3년의 책 쓰기는 인생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5년의 브런치 작가 생활과 글쓰기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브런치는 "응원하기"보다 "제안하기"가 좀 더 매력적이다.
브런치는 기회의 가치를 내걸었다. 브런치스토리가 응원하기보다 제안하기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의 동력은 결코 수익이 아니었다. 잊을만하면 울리는 제안하기 알람 때문에 브런치 글쓰기를 한다. 브런치가 사회복지학과 대학생의 인터뷰, 2박 3일 지리산 종주 등 교육복지 프로그램 기고, 출판사 대표와의 만남 같은 신선한 기회를 경험하게 했다. 여전히 브런치가 제2의 인생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왜 크리에이터 배지를 붙여줬을까.
브런치팀은 왜 각 분야에 크리에이터라고 붙였을까 생각해 보았다. [왜 책을 쓰는가] 김병완 저자는 책 쓰기는 글쓰기와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고 했다. 글쓰기에는 문장력이 요구되지만 책 쓰기는 자신만의 독특한 주제와 내용, 아이디어와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저자 말대로 책 쓰기는 종합 예술이고 작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였다. 그런 의미에서 각 분야 창작자에게 크리에이터 배치를 달아준 것은 아닐까.
한 편의 글보다 한 편 한 편 엮어진 책이 더 중요해졌다. 새롭게 개편된 모바일 웹 화면만 봐도 알 수 있다. 브런치 모바일 웹에서 노출된 글은 대부분 브런치북 글이다. 이제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글쓰기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주제와 내용을 엮어낸 책 쓰기가 중요해졌다. 글쓰기보다 책 쓰기에 더 적합해진 플랫폼이 된 것은 아닐까. 이제 브런치스토리팀이 원하는 작가가 되려면 기획력까지 갖춰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나만의 글을 쓰련다.
결국 브런치의 본질적인 가치는 글쓰기다. 읽히는 브런치 북을 쓰려면 좋을 글을 써야 한다. 지난 5년을 돌아보니 좋은 글은 꾸준히 쓰는 우직함에서 만들어졌다. 나만의 글을 우직하게 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 형편없어 보이는 글 실력을 핑계로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아야 하고, 별 볼 일 없는 성과에 실망하지 않아야 하고,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지 않아야 된다. 묵묵히 써야만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작가로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이 뒤따라올 것이다.
헉! 쓰다 보니 덧붙이고 말았다.
여전히 바뀐 모바일 웹 화면에 적응 중이다. 지금도 어떤 주제와 내용의 브런치 북을 기획하고 써야 할지 고민된다. 배지가 뭐라고 브런치 북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속내를 꺼내 보이고 실험 정신으로 써내려 간 글은 포기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