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다섯 번째 독서 모임을 다녀왔다. 이날은 변은혜 저자의 [북클럽 사용 설명서]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눴다. 이달의 책은 모임을 기획하고 동료교육복지사들을 모은 선생님이 고른 것이다. 선생님은 독서 모임의 개념을 정리해 보자는 말을 덧붙이며 책을 추천했다.
독서는 생존의 문제다. 저자는 [북클럽 사용 설명서] 책 서두에서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밝힌다. 독서는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한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필수 능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 읽기보다 함께 읽는 효용을 강조했다. 아무래도 30여 년 함께 읽기를 해 온 변은혜 작가의 깨달음일 것이다.
[북클럽 사용 설명서] 책은 왜 함께 읽어야 하는지, 북클럽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모임 성격에 따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책 제목 그대로 북클럽 사용 설명서다. 책을 읽으면서 북클럽 운영에 관한 내용이 가장 도움 되었다. 북클럽을 어떻게 준비하고 기획해야 하는지, 나만의 북클럽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운영 규정부터 책 선정까지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기 때문이다.책을 읽다 보면 북클럽 리더를 꿈꾸게 한다. 가르쳐주는 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북클럽을 만들 수 있겠다 싶다.
"주기를 읽고 적절한 변화를 주어라." 이 문구를 읽고 책을 추천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첫 모임 때 느꼈던 기대와 설렘, 첫 마음을 다시 되새기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을까. 실제로 그날 모인 선생님들과 북클럽의 주기를 따져보며 모임의 성장을 위해 어떤 변화를 줘야 하는지를 토의했다.
"북클럽 주기는 우정의 과정과 닮아있다." 저자는 북클럽은 "준비-시작-갈등-안정-마무리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북클럽의 주기와 관계 맺음과 닮았다. 북클럽이든 사람이든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려면 친밀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 안에서 갈등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돌아보면 그동안 별 어려움 없이 모임이 운영되었다. 리더와 멤버, 멤버와 멤버 간의 갈등은 느끼지 못했다. 솔직히 리더를 자처한 선생님의 아우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모임에 참여한 이유와 동기는 선생님마다 다르지만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은 같다. 서로의 처지와 형편을 잘 아는 동료라서 끈끈함이 더하다. 생각건대 저자가 말한 북클럽 주기 중에 안정과 마무리 단계 그 사이 어디쯤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저자 말대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소감을 나누면서 겸사겸사 멤버를 추가로 모집할지, 독서 모임 테마와 운영 방식은 그대로 가져갈지, 새로 만들 운영 규정은 없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선생님이 소규모 모임으로 운영되길 바랐다. 많이 모이면 대여섯 명. 균등한 기회 차원에서 전체 교육복지사 선생님들에게 모집 신청 안내를 하기로 했다.
슬로건 수정 전 포스터
모임이 있던 다음 날 바로 포스터를 만들었다.
"함께 읽고 나누며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 모임"
생각과는 달리 아무도 신청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에 의견을 보탰다. 네다섯 명의 선생님들과 깊이 있는 모임을 하면 좋겠다고. 현재는 저자가 말하는 자유형 독서 모임에 가깝다. 멤버들이 발제자가 되어 자유롭게 이달의 책을 선정한다. 모이는 날에 책을 읽고 요약한 내용을 공유하며 질문하고 적용하며 나눈다. 부담이 적어 편안한 분위기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유형의 독서 모임도 얼마든지 시도할 수 있다. 논제를 미리 준비해 토론하는 논제형, 소리 내어 읽는 낭독형 모임에 관심을 가졌다. 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에서 글쓰기 모임으로 확장할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책 쓰기까지.
무엇보다 책이 주는 치유와 성장만큼이나 선생님들에게 얻는 위로가 크다. 혼자 읽으면 절대 느끼지 못할 매력일 것이다. 모임 운영 방식과 주기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모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저자 말대로 책 읽기와 모임의 시작이 조금은 더 괜찮은 사람과 사회를 만들어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