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휴직을 결심한 이유는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다. 인사이동을 앞두고 첫째가 다니고 있고, 둘째와 셋째가 다닐 초등학교에근무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었다.뭐,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리란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육아 휴직은 누구를 위한 시간인가. 육아 휴직을 앞두고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6개월 휴직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아침저녁을 챙기고, 등하원을 시키고, 집안일을 하고, 학습지를 봐주고, 학원에 데려다주는 일로만 하루를 보내기가 아까웠다.
언제 또 휴직하겠는가. 천금 같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육아 휴직이 자녀를 양육하고 돌보기 위해 사용하는 제도지만 자투리 시간을 잘만 쓰면얼마든지 나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휴직 기간 동안 인생의 전환점, 터닝포인트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4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은 분명하다. 마침 첫 책 출간을 앞두고 있어 글쓰기에 집중해야 할 때기도 하다. 바라건대, 글이나 책으로 교육복지사의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
바바라 버거 저자, [힘들고 지칠 때 유쾌하게 힘을 얻는 법] 책에서 시각화의 힘을 다루고 있다.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이 현실로 구체화되기 때문에 무엇이든 생각하기에 달렸다고 말한다. '시각화 연습'과 함께 '행운의 수레바퀴'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네다섯 개의 영역을 나눠 성취하고 싶은 것들을 그림으로 꾸며보는 것이다. 책에서는 건강, 부, 가족, 친구, 영적 추구 등을 예로 들었다.
책을 읽다 말고 미리 캔버스를 열었다. 서점을 운영하는 꿈, 휴직 기간 동안의 하루 일과표, 4월에 준비해야 할 일, 가족 네 가지 영역을 나눠 꾸며 봤다. 사실 타로의 '운명의 수레바퀴' 이미지를 찾았지만 마땅치 않았다. 꽃말이 행운이고 수레바퀴처럼 돌아갈 것 같아 네 잎 클로버로 정했다. 매일 바라보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기대하라고 해서 바로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저장했다. 단, 비밀로 간직하라고 했는데 공개해 버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 가지 하려면 싫어하는 일을 아홉 가지 해야 한다."
글쓰기를 좋아하기 위해, 작가의 삶을 살기 위해서 어떤 싫어하는 아홉 가지 일을 해야 할까.
일찍 자기, 일찍 일어나기, 밤늦게까지 TV(드라마) 보지 않기, 야식 먹지 않기, 금주하기, 매일 운동하기, 매일 책 읽기, 매일 글쓰기, 새벽 글쓰기를 하면 글쓰기를 좋아하게 될까.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육아 중에 짜낼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을 찾아 실천해 보리라. 두 번째 인생의 마중물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