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에서 <찐아빠의 육아 세계>가 검색된 후 교보문고 매장에서 책을 보기까지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 모른다. 솔직히 출간되면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 일사천리로 입고되어 매대에 보란 듯이 깔리는 줄 알았다. 몇 주가 지나도 변함없는 매장 재고 현황에 속이 타들어갔다. 님은 언제쯤 오시려나.
하필 7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려 인쇄 일정까지 미뤄졌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출판 업계에 종사하는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보게 되었고 파주 지역에 침수 피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사이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물류 창고에 보관 중인 책들이 비에 젖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한 주 더 미뤄졌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교보문고 전주점에 <찐아빠의 육아 세계> 도서가 검색이 되었다.
책 저자가 전주에 살아서? 일부러 그렇게 하기도 힘들 텐데 어떻게 거주 지역에 있는 매장에만 입고된 건지 신기하면서도 어리둥절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서울 매장에만 이라도 진열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서울로 상경해 교보문고 매장 매대 투어까지 해볼까 야심 차게 계획도 세웠는데... 말이다.
매장별 재고를 보고 나서야 급 겸손함을 되찾았다. 인지도 없는 첫 출간 작가에게는 이마저도 큰 욕심이었다. 꿈에서 깨어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비로소 보였다. 원대한 매대 투어에서 소소한 서가 투어로 계획을 바꿨다. 서가 어딘가에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을 책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더는 내 새끼들이 외롭지 않게.
설레는 마음으로 오픈런을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실물 도서를 마주할 순간이 다가왔다. 오픈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두근두근 더 빨리 뛰었다. 조심스럽게 출판사 ㄱㄴㄷ 순서대로 꽂혀 있는 서가에 다가섰다. "리플레이..." 출판사 이름을 중얼거리며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책등을 짚었다.
마침내 <찐아빠의 육아 세계> 책을 찾았다. 매대에 깔리지 못한 아쉬움도 책을 손에 쥔 순간 이내 사라졌다. 금쪽이 같은 내 책을 마주한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던 순간, 책의 첫 장을 넘기며 느낀 기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내 글을 교보문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책을 꺼내 들어 베스트셀러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나름 인증 사진도 찍었다.
베스트셀러(가 될) 작가의 심정으로.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책 스마일펄 저자가 브런치에 올린 "출간 이후 활동 정리" 글을 읽고 예비 독자님들께 메시지를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 동지들에게 이 책이 작은 나침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글을 썼다. 이 글이 언제 누구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며칠 전 매장별 재고를 확인하다가 두 번 놀랐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찐아빠의 육아 세계>가 1권 남아? 있는 것이 조회된 것이다. 속으로 서울에 상경할 명분이 생겼다고 기뻐하며 날뛰었다. 혹시 몰라 광화문점에 책이 입고됐는지 문의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전주점에도 전화한 적이 있었다. 이러니 고객이 책을 찾으면 갖다 놓는 시스템인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을 수밖에.
강남점에도 한번 전화해 볼까 벼르고 있다.
그날 셀프 매대 홍보를 하고 왔다. 원래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매대에 꺼내 놓았는데 지금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서가에 꽂혀 있을 것이다. 지금도 3권 그대로인 것을 보니 아직 독자님을 못 만났나 보다. 예비부부와 0세~7세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손에 닿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