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다시 시작 글쓰기
작은 소녀 머리 위에 핀 꽃들처럼 너희도 언젠가는 꽃을 피울 거야. 계절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듯 사람마다 꽃을 피우는 때는 서로 달라. 씨앗이라면 끝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거야. 지금은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름답게 꽃 피울 거야.
이번 그림책 테라피 두 번째 시간에는 최숙희 작가의 [너는 어떤 씨앗이니?]를 함께 읽었다.
먼저 아이들과 표지를 살펴보았다.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한 아이가 표지 그림을 보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소녀가 나중에 커서 꽃을 피운다는 내용 같아요.”
소녀의 앙증맞은 두 손에 고이 들린 씨앗을 보고 추측했다고 했다.
우리가 꽃을 품은 씨앗이라면 사람마다 다른 모습의 씨앗일 거라고 말해주었다. 사실이 그렇다. 사람마다 외모와 성격, 취향이 다르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쌍둥이조차 똑같지 않다. 씨앗에 따라 꽃이 피는 계절은 물론 꽃의 모양과 색, 품어내는 향기도 다를게 분명하다. 그런데 세상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똑같은 꽃과 열매를 기준 삼아 사람을 평가하고 경쟁시키곤 한다. 아이들이 언젠가 자신만의 꽃을 피울 씨앗이라는 것을 느끼길 바랐다. "그래, 너도 씨앗이야. 꽃을 품은 씨앗."
내가 품은 나의 씨앗을 꾸며 보았다. 그림책 표지에 그려진 지그시 눈을 감고 따뜻한 미소를 지은 소녀 머리에 핀 꽃들처럼 나만의 꽃을 그리고 스티커를 붙이며 꾸몄다.
나는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민들레 홀씨를 그렸다. 홀씨는 작은 바람에도 폴폴 날아올라 멀리 퍼진다. 약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자유롭다. 곳곳으로 날아가 다시 뿌리내리고 싹을 틔워 꽃을 피운다. 민들레꽃이 그 일대를 노랗게 물들이 듯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 마음을 담았다.
아이들에게도 물었다.
“너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니?”
그중 한 아이는 웹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웹툰 작가가 되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그 아이는 자신이 꾸민 꽃 옆에 이렇게 적었다.
“내가 피운 꽃이 날개가 되어 자유롭게 날고 싶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니?”
아이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힘이 있었다.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25분 스톱워치 알람이 울릴 때까지 아이들과 자신의 꿈을 나누고 서로의 꽃이 될 미래를 응원했다. 아직은 작은 씨앗일지라도 언젠가 저마다의 계절에 맞춰 아름답게 피어나리라는 믿음을 심었다. 씨앗이 싹을 띄우기 위해 토양, 햇살, 비, 바람이 필요하듯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보고 가꾸길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