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by hohoi파파

처음으로 나를 위한 선물을 샀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다가 발견한 물건이었다. ‘북백’은 예스24에서 기획한 re:ssence 제품이다. 살까 말까 고민하며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보니 예스24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독서 용품은 물론 문구류와 각종 굿즈까지 함께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매번 그랬지만 신기하게도 인스타그램 릴스 알고리즘은 내 생각까지 읽는 것 같다. 제품 사진을 보는 순간 사고 싶은 욕망이 순식간에 올라왔다. 하필 ‘2025년 연말 감사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어서 결제하라고 유혹했다. 결국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25% 할인 행사에 등을 떠밀리듯 결제하고야 말았다.


평소엔 아내가 안 쓰는 에코백 하나면 충분하다고 여겼다. 주로 들고 다녔던 것은 노스페이스 가방이었다. 어느 날 그걸 본 아내가 말했다.

“그거 유호 신발주머니야.”


어쩐지... 듣고 보니 그런 모양새였다. 안쪽 바닥면이 그제야 보였다. 세탁을 해도 지워지지 않은 흙먼지 자국들을 보며 나이에 맞는 가방 하나 사야 하나 고민하긴 했다. 하지만 "굳이 뭐 하러 있는 거 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넘겼다. 그렇게 신발주머니를 가방 삼아 꿋꿋하게 메고 다녔다.


왜? 태블릿 PC, 접이식 키보드, 작은 수첩을 넣기엔 크게 무리가 없었다. 그러다 막연히 찾고 있던 바로 그 가방을 발견한 것이다. 읽을 책을 넣을 수 있고 휴대폰과 작은 수첩, 필기도구 같은 독서에 필요한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가방이라 좋았다. 키링과 카드케이스 사은품도 준다는데 안 살 이유가 없지.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왕이면 장비가 갖춰지면 좋겠지 뭐 결제할 핑계거리를 찾았다. 2026년에는 좀더 가방에 책을 넣어 다닐 생각이다. 이렇게라도 내몰아야 하루 15분 매일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며 내게 3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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