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던 블로그 계정을 깨우다

by hohoi파파

드디어 잠들어 있던 블로그 계정을 깨웠다. 오랜만에 [내 블로그] 버튼을 눌렀더니 잊고 있었던 꿈들이 함께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처음 블로그 계정을 만들었을 때 세웠던 계획들, 막연한 기대들 말이다.


‘전쌤교육복지연구소’라는 이름은 지금 봐도 참 거창했다. 전쌤은 왜 붙인 거지 혼자 키득거리며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카테고리에 발행된 지난 들을 보면서 꾸준하지 못해 미안했고 아무도 찾지 않는 공간이 되어 버린 [내 블로그]를 보며 안타까웠다.


새 계정을 만들기보다 있는 계정이나 잘 운영해 보자는 생각으로 새 단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 썼던 글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련 없이 삭제했다. 카테고리와 소메뉴도 다시 나누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기록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하나둘 정리했다.


"블로그, 잘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나의 가능성을 믿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은 마법같이 부정적인 생각이 휘몰아치기 전에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게 만든다. 일단 시작하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글을 삭제하고 나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했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스스로 되물었다. 하고 싶은 일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포스팅 주제와 글감을 떠올려봤다.


블로그명을 전쌤을 빼고 "교육복지연구소"로 별명은 "전현승 작가"로 수정했다. 브런치에는 육아와 자녀 교육, 블로그에는 학교와 교육복지사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사실 "전쌤의 교육복지연구소"라고 지어도 괜찮지 않을까 고민한다.


소개란에 무엇을 쓸까. 한 참을 고민하다가 12년 차 교육복지사, 출간 작가,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학 석사 졸업, 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을 쓰다가 너무 이력서처럼 자격과 경력을 나열하는 것 같아 급하게 지웠다. 지금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적었다.


아이 곁에서 따뜻한 동행을 꿈꾸는 어른, 12년 차 교육복지사가 남기는 기록


1. 롤모델을 찾아보기

[이달의 블로그]를 찾아보다가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교육복지, 사회복지를 검색해서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사람들을 몇 명 찾아봤다. 그중 전안나 작가이자 사회복지사는 막연히 그려왔던 꿈과 닮아 있었다. 현장 실천가로서 집필하고 강연하고 사회복지 출판사를 운영하며 다른 사람의 출간까지 돕고 있었다. 막연한 꿈이라고만 여겼던 모습이 이미 누군가의 현실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동시에 나의 꿈도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은 기분이었다.


2. 책임감 장치 만들기

책임감을 갖기 위해, 내 이름을 걸기로 했다. 블로그 닉네임을 ‘전현승 작가, 교육복지사’로 수정했다가 글자수 초과로 전현승 작가로 고쳤다. 한 권의 책을 낸 사람이 아니라 계속해서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정 목적만을 향한 습관은 목표를 이루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유성 같다고 했다. 인생 첫 출간이 목표였고 그 꿈을 이루고 나니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나의 목적은 ‘출간’이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었어야 했다는 것을. 글 쓰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해야 꾸준히 쓸 수 있고 그 결과로 출간이라는 기회가 따라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3. 나만의 정체성 만들기

프로젝트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나는 ~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고 한다. 작가가 되려면 작가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듯 블로그에 꾸준히 포스팅하기 위해 블로그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매일 블로그든 브런치 든 기록 하며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사람처럼 행동해 보기로 했다. 인생은 실험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고 경험하면서 조금씩 방향을 찾는 행동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잠들어 있던 블로그를 깨운 이 작은 실험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한 가지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2026년이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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