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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Feb 04. 2019

수고했어 아빠

아들을 보면 나의 아버지가 떠오른다

  

  어둑해진 저녁 무렵 익산에 있는 처가댁에 인사드리고 집에 들어왔다. 아들은 8시 정도 잠자리에 든다. 잠들기 전에 집에 도착하기 위해 서둘러서 출발했다. 다행히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들지 않았다. 휴 다행이다. 잠든 아들을 다시 깨우고 집에 들어가면 안 잘게 분명했다.


  "아들아! 엄마, 아빠도 쉬어야지."(속마음)


  스르르 아들의 눈이 감기면 중장비 노래를 틀었다. 아들은 워낙 중장비 노래를 좋아해서 선잠이면 가사만 들어도 벌떡 일어난다. 노래가 아니어도 단어만 들어도 반응을 보인다. 이점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유호야 저기 포클레인 지나간다."

  "유호야 저기 트럭 지나간다."

  "유호야 저기 레미콘 지나간다."


  눈은 감았어도 저 말에 아들은 벌떡 일어났다. 다행히 아들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잠들지 않았다. 아무튼 집 앞 주차를 하고 서둘러 아들을 안았다. 잠들지 않은 아들이 고마웠는지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귓속말을 했다.


  유호야 오늘 수고했어


  아들이 이내 내 눈을 보고 말했다.


수고했어 아빠


  아들의 말 한마디에 나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위로됐다. 별 뜻 없이 내 말을 따라 했을 수도 있지만 더이상 나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말 한마디에 운전으로 피곤했던 몸이 회복되는 것 같았다. 어쩌면 도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했을지모르겠다.


  나의 아버지도 그러시겠지? 문득 생각이 스쳤다. 한 번도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해 드렸다는 생각에 아버지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더 늦기 전에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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