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시작은 막막하다
중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인사발령이 난 후, 나의 막막함은 숨길 수 없다. 머릿속에 계획이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중학교로 발령이 났더라면 쓸데없는 생각만 늘어간다. 만약 그랬다면 그동안의 경험으로 뭐라도 했을 텐데. 막막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자니 걱정만 앞선다. 막막함으로 채워진 시간이 어느덧 3월 중순으로 다다랐다. 첫 주는 그럭저럭 버텼다. 복지실 청소하느라 다른 잡념이 떠오를 틈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뭐라도 해야 할 때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그렇다. 아이든 어른이든 새로운 환경에 아무렇지 않게 지내기란 쉽지 않다. 등원하는 아이가 적응기간을 가지는 것처럼 나 역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뭐든 충분히 해내려면 적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나의 직장생활이 결정되기에 선뜻 어떠한 행동을 나서기엔 조심스럽다. 좀 더 잘해보려는 욕심이 적응을 방해한다.
행동하는 데 있어 너무 소심하고 까다롭게 고민하지 말라.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더 많이 실험할수록 더 나아진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힘을 빼기로 했다. 더 잘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한 힘이 들기 마련이다. 몸과 마음을 움츠려 들게 만든다.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사람들 눈치를 살피게 된다.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결국 더 나은 평가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과도한 긴장감을 부른다. 역설의 법칙처럼 더 잘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나락에 빠지는 꼴이다. 지금은 조급함을 버리고 기다려야 할 때 같다.
어차피 모든 일에 완벽할 수 없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현실을 깨닫기도 하고 문제 해결 능력도 키워진다. 실수하는 것이 두려워서 망설이고 갈팡질팡하면 어느 하나 이룰 수 없다. 실수하더라도 부딪혀야 성장한다. 인생은 실험이라고 했다. 마이클 조던은 9000번의 슛을 놓치고 약 300게임을 졌기 때문에, 살아오면서 계속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믿고 계속해서 실험을 해야겠다. 실패를 하더라도 성공을 목전에 두고 그만두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