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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Mar 20. 2019

고창 여행, 고인돌 박물관에서

고창 고인돌 박물관에서

  주말은 어김없이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번엔 고창으로 떠났다. 그날은 화창했고 하늘이 맑았다. 마치 가을 하늘처럼 선명했다. 오랜만에 보는 청명함에 콧속은 물론 가슴까지 시원했다. 오랫동안 미세 먼지가 나쁨으로 떠서 외출하지 못했는데 며칠 만에 외출인지.

고창 고인돌 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아직까지 인형이 무서운 아들.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을 인형으로 재연한 곳까진 좋았다. 여러 가지 빛으로 번쩍번쩍 불이 들어왔고 그 모습이 재밌었는지 한참을 지켜봤다. 하지만 더 사실적으로 만들어진 사람 모양의 인형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더는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나와야 했다.


  다시 입구로 돌아가 고인돌을 만드는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들에게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예전에는 포클레인, 트럭 같은 중장비가 없어서 큰 돌도 사람들이 직접 옮겼대 아들에게 설명해주니 그제야 이해는 눈치다.  

야외 전시된 움집에서
 움집이야

  이게 뭔 줄 아니? 움집이야! 아들에게 움집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집이 궁금했는지 서슴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컴컴한 안이 무서웠나 보다. 한참을 입구에 서서 빼꼼히 고개만 내밀고 서성거렸다. 궁금하지만 무섭기도 한 아들의 표정과 행동이 오늘따라 웃겼다.

  움집 안은 이렇다. 사람 같은 인형이 움집 안의 생활을 재연하고 있다. 움집 밖은 멧돼지로 보이는? 돼지인가. 아무튼 선사시대 사람들이 가축을 키웠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4살 아이에겐 호기심을 일으키기 충분한 곳이었다. 박물관 야외 부지가 넓어 돗자리 펴서 김밥 먹고 뛰어 놀기 딱 좋다.

  박물관을 나오면 모로 모로 열차를 타고 관람하는 체험이 있다. 아쉽게도 그날은 보수공사로 운행을 하지 않았다. 박물관에서 몇 키로를 걸으면 운곡 람사르 습지가 조성되어있다. 사실 욕심에선 아들을 데리고 걸을까도 생각했으니 지리산의 기억이 떠올라 나의 욕심을 꺾었다. 아들아 좀 더 크면 같이 가자. (혼자서도 충분히 걸을 수 있을 때)   

고창 읍성에서

  고창 읍성은 산책하기 좋게 조성이 잘 되어있었다. 성벽을 따라 한 바퀴를 걸으면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 역시 4살인 아들과 함께 걷기는 무리였다. 잠깐 성벽에 올라 고창 읍내를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번 여행은 아쉬운 게 많았다.   

고창 읍성에서

  문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아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낮잠 시간에 허겁지겁 밥을 마시며

  나의 여행 목적은 사실 맛집에 있다. 아들과 시간 보내는 것도 있지만 여행에 있어서 나도 먹고 즐기는 요소가 있어야 여행이 즐겁다. 그중 하나가 지역 맛집이다. 아들과 갈 때면 나의 손가락 검색 엔진이 바쁘다. 수요미식회, 생활의 달인, 백종원 프로그램 같은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다.

혼밥을 간장게장으로
오늘은 너로 정했다

  

  나는 간장게장을 좋아한다. 마침 고창에 수요미식회에 방영된 맛집이 있었다. 다소 4살 아이와 먹기엔 부담스러운? 미안한 메뉴인데도 불구하고 간장게장으로 정했다.

아들아 이제 일어나

  다행히 점심 먹으러 이동하는 도중 낮잠 시간과 겹쳐 아들은 잠을 잤다. 혼자 간장 게장을 즐길 수 있다니. 벅찼다. 아들을 방에 눕히고 메뉴를 살펴봤다. 비쌌다. 과했다. 한 명이 먹기엔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었지만 다시 아들을 깨우고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아, 솔직히 먹고 싶어서 시켰다. 그날 간장게장은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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