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인 아들은 어린이집에 첫 입학을 했다. 생전 집을 벗어난 첫 사회생활하는 아들. 그런 아들이 안쓰러우면서도 씩씩하게 적응하고 있는 아들이 고맙다. 아들은 어린이집 적응하느라 바쁘다. 적응기간 첫 주는 1시간씩 어린이집에 있었다. 무난하게 한 주가 지나갔고 오전에만 있는 것도 해냈다. 종일반이라 낮잠까지 자는 연습을 해야 했다. 그 후로부터 3주가 지난 지금은 낮잠을 재우고 3시 30분에 데려온다. 단계를 밟아가며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아들이 대견스럽다. 아들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적응기간이 끝난다.
언제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까
나도 그랬지만 많은 부모들이 언제 어린이집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다. 맞벌이를 하면 이른 시기에 보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첫 돌이 지나기 전에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아마도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책감마저 들겠지. 아이의 안정적인 애착 형성을 위해서 생후 3년까지는 엄마가 양육해야 한다는 생각이 통념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처지가 달라 어린이집에 보낼 시기를 한마디로 특정 지을 수 없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달라 적응하는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시기를 특정 지을 수 없는 이유다.
#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어린이집에 보내는 최악의 시기
사실 첫째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가 안 좋다. 둘째가 태어나서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했다. 아내 혼자 신생아와 4살 아들을 보는 것은 무리다.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인 어린이집에 가는 것도 불안한데 동생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보내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아들이 걱정이다.
동생을 맞이하는 첫째의 심리 상태는 불안하다. 심리학 관점으로 보면 오롯이 받은 애정과 관심을 상대적으로 빼앗기는 경험을 한다. 상대적 박탈감에 버림받을까 불안해한다. 심술부리고 심하면 동생에게 공격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 동생이 태어나면 질투를 하겠지, 사실 다시 기저귀 차려나 퇴행까지도 생각했다. 지금 아들은 시기만 볼 때 최악의 시기에 어린이집에 간다. 하지만 반전이다. 반전의 나름의 이유를 찾아보자.(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스스로 가겠다는 아이
먼저 가겠다는 아들. 이제는 보낼 시기가 됐다. 뭐든지 완벽한 준비는 없다.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보내는 시기만 늦어질 뿐이다. 우리가 그랬다. 이번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시기를 정하는 일에 부모보다 아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아이의 의사소통 능력에 따라 적응력도 다르다. 아이의 어느 정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면 최고의 동기 부여다. 스스로 가겠다는 아이는 지금이 어린이집에 보낼 가장 적기다.
나 심심해, 친구랑 놀고 싶어
# 집에서 놀기 심심해하던 아들
아들이 크면 클수록 하루 종일 엄마와 있는 것을 심심해했다. 사실 몸으로 놀기를 좋아하는, 에너지를 밖으로 풀어내야 하는 외향적인 성향의 아들 입장에서 집안은 좁고 답답한 공간이다. 그런 아들을 데리고 매일 나가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이의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그 무렵 아들이 "심심하다며, 친구들과 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어린이집 차를 보면 "친구들은 어디로 가" 아내에게 하는 아들의 말을 듣고 처음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어린이집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기
호기심을 기대로 바꿔라. 어린이집 차량에 호기심을 보이는 아들, 아이들이 왜 차에 타는지 설명해주었다. 아내에게 "친구들은 어디로 가" 묻는 아들에게 어린이집에 간다고 했다. 설명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단지 어린이집은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해주면 충분하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아들은 어린이집 차를 보면 궁금해했다. 어쩌면 어린이집이 어떤 곳인지 알려줘서 가고 싶게 만든 건 아닐까.
# 보상도 곁들여야 제맛
생각보다 적응을 잘하는 아들이 신기할 정도다. 분명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기는 최악이다. 동생이 태어나고 바로 보냈다. 오늘로써 3주의 적응기간이 끝났다. 그동안 아들이 어린이집 가기를 거부하거나 떼를 쓴 적이 없다. 등원시키는 아내와 잘 헤어졌고 가는 것을 좋아했다. 아들의 안정적인 적응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찾자면 물론 격려와 칭찬이 주를 이루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보상도 한 몫한다. 하지만 보상은 장기적인 행동으로 이끌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곁들여야 한다. 보상을 위한 행동으로 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집에 온 다음이 중요하다
어린이집에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이후의 행동을 계속할지 결정한다. 아이를 환대하라. 하루 종일 불안했을 아이에게 반갑게 안아주고 격한 칭찬과 격려는 놓쳐서는 안 된다. 물론 보상과 곁들이는 대접이 중요하다. (보상은 아이가 정한 것으로, 보상을 약속했다면 꼭 지켜야 한다.) 아들은 등원시키고 헤어질 때 아내에게 빼먹지 않고 하는 말이 있었다. 사실 이런 말을 하는 아들을 보면 보상의 무서움을 느끼곤 했지만 적절하게 주는 보상은 아이의 행동을 강화시킨다.
어린이집에 있었던 일에 대해 관심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흥미를 잃지 않는다. 그날 있었던 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노래를 배운 날엔 배운 노래를 함께 부르고 율동을 배운 날엔 함께 율동을 하며 놀아주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저녁 먹으며 나누는 것이 아이의 자부심을 높여주고 흥미를 유지시키는 힘 같다. 또 다른 방법은 키즈노트를 잘 활용하라. 그날 교사가 특이사항을 글로 남겨준 키즈노트를 보고 아이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칭찬거리가 있으면 칭찬하고 격려할 게 있으면 격려해주면 된다. (키즈노트에 댓글 다는 재미가 솔솔 하다)
오늘은 사과맛(마이쮸)
# 사회성이 높아야 어린이집도 잘 적응한다
아이의 기질도 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아들은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잘 따르고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는 외향적인 기질을 지녔다. 어려서부터 아들은 정자에서 앉아 쉬고 있는 어르신에게 쪼르르 달려가 인사하거나 먹을 것을 받아오는 것을 좋아했다. 그렇다고 모든 내향적인 아이가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기질과 성향이 사회성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 얼마든지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가 더 적응을 잘할 수 있다.
# 사회성을 높이려면
사회성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 지을 수 없다. 사회성이 타고난 아이도 강화해야 하고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라도 계속해서 연습하고 환경을 만들어주면 사회성이 키워진다. 사회성을 높이는 방법은 한마디로 놀이였다. 신체 놀이, 촉감 놀이, 운동하기 같은 신체 활동이 중요하다. 신체 발달은 인지, 사회성 발달,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부모와 놀고 자연에서 놀고 동물과 놀다 보면 어느새 생기는 것이 사회성 같다.
언어발달과 사회성은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 언어 능력이 빠른 아이가 더딘 아이보다 타인 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사회성의 차이가 보인다. 관련된 논문, 자료를 찾다 보니 왜 아이 스스로 준비가 됐을 때 보내라는 뜻을 알게 됐다. 언어는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다. 사회성은 타인을 인식할 때 생긴다. 그러므로 언어 발달과 사회성은 깊은 연관이 있다.
# 안정적인 애착이 우선이다
심리학에 따르면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타인과의 관계를 결정짓는다고 했다. 안정적인 애착은 분리불안을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가진다. 어린이집에 가는 일은 아이가 부모, 집으로 부터 떨어지는 첫 경험이다. 아이에게는 이 보다 중요한 이슈는 없다. 중요한 과제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불안해하고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때 아이를 대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부모로부터 받은 칭찬과 격려, 실수하더라도 기다려주는, 있는 그대로 모습을 존중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에게 손 내미는 용기가 될 수 있다.
3주의 적응기를 잘 보낸 아들을 생각하면서 정리한 글입니다. 둘째가 태어나 어린이집을 떠밀듯 보내서 미안함과 어쩔 수 없는 마음이 공존하네요. 완벽한 준비가 없듯 완벽한 부모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두 아들을 키우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것 같네요. 다음 주부터 제가 출퇴근 길에 등 하원 시켜야는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응원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