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요

네 살 아들의 마음 일기 [심심하다]

by hohoi파파
20190701_173437.jpg 나랑 놀기를 멈추고 심심하다며 하염없이...


심심하다: 할 일이 없어 지루하고 따분하다


요즘 들어 아들이 혼잣말로 자주 하는 말이다.


아~ 심심하다.


아들아, 언제부터 그랬니? 최근 아들이 잘 놀다가도 심심하다며 무심코 입버릇처럼 뱉곤 한다. 언제부터 지루한 것을 못 참았을까? 같이 놀고 있을 때 아들이 이런 말을 하면 민망하다. 난 최선을 다해 놀고 있는데 조금 억울하다. 아들과 놀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줍음이 많고 조용한 성향으로?) 어릿광대가 되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하얗게 불태운다. 이제는 나랑 노는 게 재미없다는 말인가 싶어서 당혹스럽다. 아마도 아들이 같은 또래나 형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나랑 노는 것을 심심해하는 것 같다.


벌써 아내와 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는 아들. 4살이 되고 어린이집에 가면서부터 그랬던 것 같다. 아들은 나보다 친구들을 더 찾는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한다. 벌써 내 품에서 벗어나려는 아들 모습에 대견하면서도 서운하기도 하다. 조금 섭섭하다. 양가감정이 불쑥 찾아온다. 자의식이 커지는 4살 무렵의 자연스러운 성장의 모습이겠지만(아들이라 그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 내가 아들이라서 더 확신이 든다.) 아내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크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완전히 떠날 그날을 준비하며 다시없을 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삶의 모습이 바뀌었다. 나의 삶의 우선순위가 두 아들에 맞춰져 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아내에게 미안하다. 여보~ 두 아들은 곧 우리 품을 떠날 거예요. 그때 다시 신혼으로 돌아갑시다.)


어쨌든... 아들이 자기만의 세상을 넓혀가는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들도 나처럼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아들도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의존과 독립 사이 어딘가에 머물며 전전긍긍하겠지. 어쩌면 온전한 독립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겠다. 자식 키워 소용없다는 말은 다른 말로 자식은 영원히 부모의 그림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언젠가 우리를 떠날 아들을 보며 좀 더 높이 멀리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줘야겠다.


아들아! 그래도 아빠랑 놀 땐 심심한 티를 조금만 내주렴! 요즘 너무 티가 나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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