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감사 편지 쓰는 아들
네 살 아들의 마음 일기 [감사하다]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감사하다]
감사하다: 자기에게 도움이 되거나 흐뭇하여 그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고맙다: 도움이 되어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고 감동적이다.
두 아이가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커주면 좋겠다. 부모의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무언가를 얻거나 어떤 도움을 받았을 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부모의 욕심인 줄 알면서도...) 욕심을 더 낸다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감사하는 태도와 건강한 품성, 인격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집착이 심한 아이일수록,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서도 삐걱댄다. 타인에게 휘둘리며 눈치 살피기 바쁘다. 타인에게 나의 선택권과 주도권을 넘기며 쉽게 포기해버린다. (나도 그랬다. 착한 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최대한 갈등을 피하고 싶어서) 그 이면에는 그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함이 깔려있다. 책임전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삼키며 지독한 열등감과 피해의식으로 자라난다. 열등감은 성장의 에너지일 수 있지만 자기와 타인을 파괴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 이 모든 악순환의 고리는 타인과 관계 맺기를 어렵게 만든다. (나는 부모의 양육 태도 조정으로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일에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것은 매사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아는 매 순간 불만과 짜증스럽게 반응한다. 긍정적이지 않기에 문제 해결 능력도 부족하다. 시련과 고통을 잘 견디지 못한다. 인내심이 부족하다. 타인과 상황을 고려해 자신의 욕구를 지연시킬 자기 조절력이 부족하다. 당장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결국 감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점점 고립되는 것은 아닐까.
#1. 아들이 나에게 쓴 편지
요즘 첫째 아들의 노는 모습이 바뀌었다. 3살까지는 나의 목에 올라타고 등에 올라타고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물론 지금도 대부분 몸으로 놀지만) 어쨌든 그때보다는 뭔지 모르게 차분해졌다. 책을 읽고 그림 그리고 퍼즐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아들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이날도 색종이에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고 있어 아들에게 물어봤다.
이게 뭐야?
편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유호.
그럼 한 번 읽어줄래?
사랑하는 아빠... 우리 2주 동안 주주 태어났어요.
(아무 말 대잔치 추측컨대 아마도 엄마 아빠가 결혼해서 자기와 동생이 태어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아빠 생각하고 편지 써줘서 감동이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해주고
아빠도 유호한테 써줄까?
사랑하는 유호에게 건강하게 잘 커져서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행복한 아이로 자라주세요. 사랑해요.
아빠한테 편지 써볼래?
끄적끄적 선과 도형이 이리저리 그려진 색종이를 들고 읽었다.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재해석해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아빠에게 건강하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행복한 엄마 아빠로 저희를 지켜주세요. 사랑해요.
언제쯤 아들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받아볼까?
#2. 기도하는 아들
예배드릴 때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께서 아들에게 한 질문에 난처한 적이 있었다.
식사할 때 기도하지?
얼마나 민망하던지. 움찔한 것은 뭔가가 마음에 찔려서 그렇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교회 부속 어린이집이다. 아들은 어린이집에서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법을 배웠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느낀 것이 있다. 부모의 역할은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을 집에서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었다.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를 격려하고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 주도적인 역할은 부모였다.
아들이 밥 먹을 때 부르는 노래.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아멘
선생님 먼저 드세요. 친구들아 맛있게 먹자.
선생님과 친구들은 어린이집에서 부르고 집에서는 엄마, 아빠 먼저 드세요. 해보자 했더니 아니라며 기어코 선생님으로 부르던 아들. 아들아 미안 아빠가 실수했어. 아직 네가 생각이 유연하지 않은 4살 아이라는 것은 잊고 있었다. 아무튼... 아들아! 이제 식사하기 전에 감사 기도는 꼭 드리자.
#3. 생일, 이벤트를 활용하라
어제 어린이집에서 유호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무언가를 보고 나에게 말은 건넨다.
우리 엄마 주게 꽃 살까?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 제차 아들에게 다시 말해줄래 물었고,
아들은 답답했는지 "저기 저기 꽃집 있잖아" 말했다.
아들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꽃집이 있었다.
(신호 대기를 위해 있었는데 그 사이 어떻게 봤는지)
유호야 왜 엄마한테 꽃을 주고 싶은대라고 묻자
음... 엄마 아빠가 결혼했지... 음... 그래서... 주주랑 내가 태어났어...
할머니가 결혼해서 엄마가 태어났고...
가만히 아들의 이야기를 듣자니 예전 결혼기념일 때 아내에게 줄 꽃을 아들과 같이 샀던 일이 생각났다.
아내에게 줄 꽃을 살 때마다 아들을 데리고 간 것이 기억으로 각인되었나 보다.
아~유호야 엄마, 아빠 결혼해서 유호를 낳아줘서 고마워서 선물하려고 물어봤다.
음...(맞아 맞아 아빠 말이 맞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라고 대답하듯) 맞아.
아들이 직접 고른 꽃과 마침 1년 전 보낸 편지가 도착해서 사실 퇴근길, 며칠 육아와 집안 일로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기분 전환을 위해 꽃을 살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 찰나 아들이 엄마한테 꽃 살까라며 꽃집을 알려줄 때 속으로 놀랐다. 신호가 바뀌고 항상 사는 꽃집으로 향했다. 아들은 신이 났다. 엄마에게 꽃 선물을 한다는 게 좋았나 보다. 꽃집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장미꽃, 수국을 골라서 둘 중에 골라보라고 했더니 보라색 수국을 고르고 신나 한다. 룰루랄라 계단을 오르던 아들의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들아! 엄마, 아빠가 너를 낳아주고 키웠어. 보답은 바라지도 않으니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아들이 감사하다고 표현할 줄 아는 어른이 되길 바라고 때론 엄마에게 꽃 선물을 할 줄 아는 남자로 크면 좋겠다. 사랑해.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