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해서라면 저장고쯤이야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용감하다]

by hohoi파파
길가에 핀 꽃으로 엄마에게 줄 꽃다발을 만들다

용감하다: 두려움을 모르며 기운차고 씩씩하다.


무섭지만 엄마에게 선물할 꽃을 고르기 위해 저장고에 들어간 마음


엄마에게 꽃 줄까?

퇴근길, 아들의 말 한마디에 꽃집으로 향했다.


엄마한테 꽃 선물을 하고 싶은 아들의 마음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엄마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아들은 "엄마에게 꽃 줄까"라며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유호는 내가 자기 말을 잘 못 알아듣자 고사리 같은 손을 어디론가 빠르게 가리켰다. "저기 꽃집! 꽃집! 저기 가볼까?"라는 아들의 말에 아이 손 끝으로 시선을 따라가 보니 정말 꽃집이 있었다. 와! 아들의 눈썰미에 놀랐다. 신호대기 사이 어떻게 꽃집을 봤을까. 아들 이쁜 마음을 간직하고 싶어 이내 자주 가는 꽃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꽃 직매장이다. 다른 꽃집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여러 가지 색과 향을 뽐내고 있다. 이곳의 매력은 해바라기, 튤립 같은 다른 꽃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꽃들이 많다.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꽃도 많아 사려는 손님들 역시 많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심하게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포장해 주는 멋이다. 신문지 포장은 꽃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신문지에 말린 꽃다발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딱 맞는 꽃집이다.


이곳 위치는 집 가는 방향이라서 생일이나 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종종 아들과 갔었다. 바로 직전은 결혼기념일 때문에 갔었다. 그때도 아들이 꽃을 골랐다. (주황색 장미꽃을 고른 것 같다) 그때는 가게 안에 있는 저장고가 무섭다며 안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 사실 내가 마음에 든 꽃은 저장고 안에 있었다. 어르고 달래서 들어갔으나 울먹거리는 아들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 욕심에는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불안해하는 아들을 안고 저장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게 엘리베이터에 갇힌 경험 뒤 생긴 불안감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아들이 용기를 냈다.


(지난번 저장고에 못 들어간 것을 의식하며)
유호야, 저장고에 이쁜 꽃들이 많대! 오늘은 들어가 보자.
음...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을 미루는 아들.
오늘은 용기 내봐! 아빠가 같이 들어가니까 괜찮을 거야!
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쭈뼛쭈뼛 입안에 어떤 말이 맴도는지 말하기를 망설인다.
도착해서 자연스럽게 유호를 안고 저장고 안에 들어갔다.
엄마가 어떤 꽃을 좋아할까? 아들에게 꽃을 고르게 했다.
어느새 꽃을 고르는데 정신 팔린 아들,
수국과 해바라기를 고르며 둘 중에 고심하는 아들의 모습이 귀여웠다.
둘 중에 어떤 것을 고르고 싶어?라고 묻자. 아들은,
망설임 없이 손으로 보라색 수국을 가리킨다.
저장고 안에 있는 아들이 불안해하지 않아 속으로 안심했다.
아들에게 칭찬하고 싶었고 용기를 내면 아무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유호야! 유호가 오늘 용기를 내서 이쁜 꽃을 살 수 있었어! 엄마가 좋아하시겠다고 말해주자.
흐뭇해하며, 맞아...(자신이 뿌듯한지 만족스러움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아들의 다음 말에 함께 웃었다.
맞아! 씩씩하니까.

무서움을 극복한 아들을 응원해줬다. "맞아! 씩씩하니까."라는 아들의 말을 다시 반복해주며 유호는 씩씩하니까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말해주었다. 나의 말에 굉장히 뿌듯해하며 아들의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아들 표정에서 드러났고 숨길 수 없었다.


유호야! 저번에 산 수국이 벌써 시들었더라. 이번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해바라기 사러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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