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집에 가기 싫어하면...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아쉽다]
다른 친구를 먼저 보내고 가고 싶은 아들의 뒷모습아쉽다: 없거나 모자라서 답답하고 안타깝다.
밖에서 더 놀고 싶은데 집에 가야 하는 마음
나. 집에 안 갈래.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집에 들어가는 것을 싫어했다. 아마도 더 놀고 싶은 마음에, 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가 아닐까. 돌아보면 아들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집에 안 가겠다는 자기표현이 강해졌다. 분명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안 들어가겠다며 생떼를 부렸다. 그럴 때마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들의 반응에 당혹스러웠다. 살살 달래보기도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설득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아들의 마음에는 안 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아들의 자기주장 강한 성향이 한몫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 집에 잘 안 들어갔다. 집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재밌었다. 나의 즐거움은 집 밖에 있었다. 해가 떨어져야 집에 들어갔고 주말은 하루 종일 집 밖에 있었다. 신기하게 그땐 핸드폰 없었어도 집 밖에 나가면 친구들과 동네 형들이 약속한 것 마냥 만날 수 있었다. 내가 학원에 간 이유는 공부를 더 잘해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친구랑 놀고 싶어서다. 부모님이 알면 쎄 빠지게 돈 벌어서 뒷바라지해줬더니라고 허탈하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아들 역시 크면 클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줄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긴장감 도는 가족 분위기였다. 부모님 관계가 좋지 않아서 생기는 불필요한 긴장감이 싫었다. 그 마음은 내가 크면 클수록 함께 자랐다.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밖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아직까지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어 부끄럽지만 말이다. 여전히 부모님이 계시는 집에 가기가 꺼려진다. 뭔가 불편하고 답답하다. 아버지를 대할 때 느끼는 불필요한 긴장감과 부모님 사이를 중재하려고 애쓰는 내 모습이 싫다. 깨달은 것은 노력해서 안 되는 것도 있더라.
아들에게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선물하고 싶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잠깐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긴장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 편안한 집, 뭔지 모를 기대감이 있는 집,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집이었으면 좋겠다. 두 아들에게 그런 집, 관계를 선물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