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남자랍니다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부끄럽다]
아들 소변기, 빙글빙글 오줌으로 맞추는 걸 좋아한다부끄럽다: 스스럼을 느끼어 수줍다.
문 닫고 볼일 보고 싶은 마음
문 닫아줘
아들이 처음 대소변을 가릴 때는 화장실 문을 열고 볼일을 봤다.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마음보다 문 닫힌 화장실 안에 혼자 있기 무서웠을 것이다. "아빠. 아빠. 똥! 똥!" 그러면 후다닥 아들에게 달려가서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좌변기에 앉혔다. 거기서 내 역할이 끝난 게 아니다. 화장실 문을 연 채 문 앞에서 앉아 아들이 "다 쌌어!" 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처음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기만 했는데 아들이 클수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들의 볼일은 끝이 나곤 했다.
그랬던 아들이 최근 달라졌다.
지금은 아들을 좌변기에 앉히면 이내 화장실 문을 닫아달라고 말한다. 문을 닫아주면 아들은 볼일 보는 일에 집중하는 듯 조용해진다. 화장실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할 때쯤 흥얼흥얼 노래 부르기도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좁은 공간 화장실에서 아들의 목소리가 웅웅 거리며 울린다. 처음 아들의 행동 변화에 신기했다. 크면서 화장실 공간에 대한 무서운 감정은 익숙해졌거나 작아진듯했다. 요즘 상대적으로 수치심을 더 크게 느끼는 아들을 보면 부쩍 컸음을 새삼 깨닫는다. (너무 빨리 안 컸으면...)
이제 아들에서 남자로... 성교육을 시킬 때가 온지도 모른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지개를 켜는 일은 아닐까. 어른이 되기 위한 싹이 움트고 있다. 파릇파릇한 잎이 땅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어느덧 아들은 뿌리내리고 있으며 잎을 내고 있다. 온전하게 자라기 위한 과정 일터, 오늘은 부끄러움의 잎 하나가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