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는 주진 마렴

4살 아들의 마음 일기 [예의]

by hohoi파파

예의: 사회생활이나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해서 예로써 나타내는 말투나 몸가짐

겸상할 수 있어 행복한 아들
어쩌다보니 잠시간에 맞춰 먹은 야속한 아빠

네 살이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놔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랬다간 부모가 속수무책 끌려다니다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만다.


제 네 살 먹은 아이에게 예의 있게 행동하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네 살 아이와 식당에서 밥을 먹기란 쉽지 않다. 먹을 수 있는 메뉴가 한정되어 있을뿐더러 아기 의자가 없으면 외식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앉은자리에서 밥이라도 잘 먹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 못한다. 시끌벅적 어찌나 시끄러운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옆 데이블에 간섭하는 아들을 데려오기 바쁘다. 궁여지책으로 스마트 폰을 건네기도 한다. 울며 겨자 먹는 부모의 심정이랄까. 내 밥은커녕 아이들 챙기랴 밥 먹이느라 정신없다. 언제 맛을 음미해봤는지 허겁지겁 후루룩 밥을 마시기 일수였다.


"밥 먹을 때는 한자리에서 먹는 거예요."


"다 먹고 움직이는 거예요."


"유호야 사람들 봐봐 어때 다 앉아있지,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친구들도 앉아있네."


"우리만 있는 게 아냐! 그래서 조용히 있어야 해."


식당 갈 때마다 아들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잔소리를 해댔다. 남들에게 피해주기 싫은 나의 성격도 한 몫했지만 아들 역시 최소한 남에게 피해 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잔소리였다. 아마도 식당 갈 때마다 이어지는 잔소리에 아들은 혀를 내둘렀을 거다.(아들에게 훈육, 교육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약 올리면 안 돼"


뜬금없는 아들의 말. 맥락 없이 뱉은 말은 당황하기에 충분했다.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을 하며 아들에게.


맞아! 유호야. 약 올리면 안 되지! 아들의 말을 받아줬다.
아빠가 유호 약 올리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아들을 보니 질색팔색 한 표정이다.
이때다 싶어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쁘겠지?
유호가 기분 나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제야 나의 말을 알아듣는 눈치다.


아들 역시 "맞아! 다른 사람이 기분 나빠" 혼잣말로 되새겼다.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욕심일 수 있겠다. 다만 아들이 남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피해 주는 사람이 아니길 바라는 것은 부모라면 누구나 바라는 일이 아닐까.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을 신경 쓰거나 휘둘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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