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아들을 웃겨야 산다

아들 웃기기 참 쉽죠

by hohoi파파

웃으면 복이 온다.

웃음은 팍팍한 삶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마도 관계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긴장감을 눈 녹듯 마음을 사르르 녹이며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은 아닐까. 주변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유머야 말로 살면서 꼭 필요한 기술 같다.


유머는 자녀를 키울 때도 필요하다. 자녀가 어릴수록 유머는 힘을 발휘한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갖춰야 할 양육 태도다.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나의 말투와 표정을 보 아들은 까르르 웃는다. 아들도 나도 한바탕 웃고 나면 마음이 즐겁다. 나도 모르는 사이 아들과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사실 나는 위로받는다.


유머로 자극받은 아이는 끼가 많다. 무뚝뚝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보다 자기표현을 잘한다. 유머는 마음의 여유와 생각의 유연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녀를 웃음이 많고 밝은 아이로 키우기를 원하는가.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른 차이일 수 있겠으나 부모의 태도에 따라 아이의 행동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어렸을 때 나는 에너지가 넘치고 밝은 아이였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들에게 재밌는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를(최불암 시리즈, 홍콩 할매 귀신 시리즈 같은) 재잘재잘 떠들기 좋아했다. 쉬는 시간마다 내 책상에 모여들었고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은 깔깔 웃으며 재밌어했다. 그랬던 나는... 점점 변해 갔다.


나는 무뚝뚝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나의 에너지를 받아주기보다 억눌렀다. 아버지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고리타분한 분이시다. 나를 주로 혼내고 체벌로 다스렸다. 어머니 역시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항상 긴장된 집안 분위기에 나를 점점 감추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부당하다고 여겨도 어차피 안 들어 줄텐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말하기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던 나는 점점 침묵하게 됐고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다.

해보, 눈만 마주쳐도 웃는 둘째

아들의 웃음 코드를 찾아라. 생각보다 아들을 웃기는 일은 쉬웠다. 여느 아이들처럼 아들 역시 더럽고 지저분한 이야기를 하면 웃는다. 뿌직 똥 싸는 흉내를 내면 까르르 웃던 아들, 요즘은 발 냄새를 맡는 시늉을 하다가 악 소리 지르면 또 까르르 웃는다. 하루도 수십 번 아들과 나는 배꼽 잡으며 웃는다.


"아빠 아빠 악수 악수" 라며 장난기 가득한 발을 내미는 아들. 발인 것을 알지만 능청스럽게 악수기 위해 손을 내민다. 이때 필요한 것은 연기력이다. 사실 발연기지만 발연기라도 아들은 좋아한다. 과장된 표정과 행동, 말투 하나면 먹히는 아들이다. 한참을 위아래로 흔들다가 아들에게 앗 발인디라 뿌리치면 아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아아 하하하


정말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웃음소리.

억지웃음이 아니다. 몇 번이고 까르르 웃는 아들, 수십 번 반복해서 재미없을 것 같지만 아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아빠 냄새 맡아봐!" 코를 벌렁벌렁 킁킁 거리며 아들의 발을 잡고 냄새 맡는다. 이때 표정연기와 함께 요란하게 과장된 말투로 억억 고약하네 라고 하면 으흐흐 웃는 아들.


먹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첫째

아들이 웃으면 나도 기분이 좋다. 웃는 나를 보고 아들 역시 좋아한다. 웃음은 전염된다. 그렇게 한참을 웃다 보면 집안에 웃음소리로 가득하고 마음까지 행복해진다. 복이 와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 보면 복이 오는 것 같다. 이제 아들의 새로운 웃음 코드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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