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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Aug 28. 2019

어린이집 첫 방학, 당진 가족 여행

네 살 첫째 아들, 어린이집 첫 방학을 보냈다. 어디로 갈까? 들뜬 마음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세웠다. 계획은 단순했다. 장소는 안 가본 곳으로 정하자, 아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자, 그래도 맛집은 빼먹지 말자였다. 아이도 만족하고 아내와 나도 만족하는 여행지는 어딜까. 쉬는 날이면 항상 고민거리다.

가자! 당진으로.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다. 안면도는 가봤어도 당진은 가봤다. 당진에 아이가 좋아하는 해수욕장이 있었고(네 살 아들에겐 물놀이와 모래놀이가 최고의 여행지다) 무엇보다 아미 미술관과 창덕 성당, 신리성지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었다.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맛집 투어, 믿고 보는 생활의 달인과 생생정보통에 나온 부추 탕수육과 꽈배기 맛집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아이보다 아내와 내가 데이트하기 좋은 곳 같다.


7시에  왜목마을 해수욕장으로 출발!~


2시간을 열심히 달려 10시에 도착했다. 썰물 때라 바닷물이 상당히 빠져나갔다. 해는 뜨거웠고 땡볕 아래에서 갯벌 체험은 할 수 없어 해수욕장에 설치된 물놀이 장에서 놀았다. 2시간 정도 물놀이를(물놀이 사진은 같이 놀다가 못 찍었다).

아미 미술관에서 잠시 쉼을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 미술관은 폐교를 다시 만든 공간이었다. 한적하고 고요한 고즈넉한 분위기라 천천히 걸으며 감상해야 했지만 아이들이 있어 작품 감상에 집중할 순 없었다. 다만 그곳에 머문 것 만으로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모든 공간이 작품이고 예술이었다. 무엇보다 뜨거운 여름, 2시에 머물기 좋은 곳이었다. 에어컨 바람이 차가울 정도였으니.

창가로 빼꼼 내미는 햇살이 좋았다.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공간은 나를 위로했다.

미술관 뒤편에 커피숍이 있다. 아내와 차 한잔 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멈춘 듯 늘어져 누워있는 고양이와 어울리는 공간. 아내와 오붓하게 시간 보내고 싶었으나 욕심에 불과했다. 나중에 다시 와야지, 어쨌든 단둘이 와야겠 생 정도로 좋았다. (언제 단둘이 여행 가리오)

독일빵집 꽈배기, 또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다는

점심은 부추 탕수육이었지만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가게는 휴가로 문을 닫았다. 점심은 패스, 독일 빵집 꽈배기로 대충 때웠다. 쫀득쫀득한 꽈배기 아직도 식감이 잊히지 않는다. 음... 또 먹고 싶다.


다음 장소는 창덕 성당, 「단 하나의 사랑」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챙겨 본 드라마라 더욱 끌린 여행지였다. 블로그에서 본 사진대로 찍어봤다. 그날감성은 이 곳에서 최고였다. 그림 같은 성당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머물렀다.

기둥의 비밀을 알고 깜짝 놀랐다. 벽돌 같으나 벽돌 같이 그린, 신기해서 한참을 봤다는.

신리성지는 천주교 순교자들의 안식처다.

신리성지는 마치 제주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탁 트인 경치에 초록색으로 가득한 공간, 사진만 보면 제주도라고 해도 정말 믿지 않을까.


아침 7시부터 떠난 여행은 신리성지를 마지막으로 마쳤다. 두 아이(네 살, 신생아)를 데리고 2시간 넘게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온 아내와 내가 대단했다. 비록 아이보다 아내와 나에게 맞춰진 여행 같지만 모두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한량처럼 오늘도 마음은 당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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