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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Oct 08. 2019

장난감에 빠진 요즘 아(이)들

환청이 들릴 정도다. 또봇 V에 빠져있는 아, 제부터인지 몰라도 또봇 V 오프닝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남다른 흥을 가진 아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때와 장소를 구분지 않고 열창하는 덕에, 아들인지 또봇 V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래서일까 귓가에  "브이, 브이, 브이" 가사가 계속해서 맴돈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고 있는 내 모습에 기가 찰 노릇이다.

브이 브이 브이 브이 빅토리
슈퍼파워 또봇 V
지구의 평화를 지켜내는
우리는 최강 히어로
브이 브이 브이 브이 빅토리
우주 최강 또봇 V
정의로 뭉친 우주전사
우리는 최강 히어로

이렇게 긴 가사를 어떻게 외웠을까. 집에서 또봇 V 보여준 적 없다. 가끔 아버지 찬스로 보여준 게 전부다. 대체 어디에서 배웠단 말인가. 어린이집이 의심스럽다. "누구는 장난감 있대" 말하는 아들에 적잖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같은 반 아이들 모두 남자아이로 어쩔 수 없는 환경이지만 말이다. 네 살, 솔직히 을 좋아할 나이인가 싶다. 앞으로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들이 말하는 안경 로봇

한글을 모르는 아들이 캐릭터 이름은 어떻게 잘 아는지 정말 의문이다. 마트에 가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캐릭터 이름을 술술 말한다. 영어로 된 이름을 가르치말할 때면 신기하다.


"이것은 천하대장군이야!"

"이것은 파워 트레인이야!"

"이것은 빅 트레일이야!"

 

아들은 마트에서 장난감 보는 것을 좋아한다. 장난감이 진열된 코너에서 한참 머문다. "이거 줘봐, 저거 줘봐!" 닳도록 만져보고 보고 또 본다. 이리저리 둘러보면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장난감이 생각나면 마트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아들. 마트에서 욕구를 충족하는 모양이다. 아들이 장난감 천국인 마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다.


이제는 대놓고 사달라고 다. "이거 살래!" 자연스럽게 카트에 담을 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욕스럽다. 솔직히 사주고 싶지만 사달라고 다 사줄 수가 없지 않은가. 아들도 말한다고 다 사주 않는 것을 안다. 그래서 천연덕스럽게 담는 아들이 더 기가 막힌다. 사고 싶은 마음을 애써 포기하는 아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지만 어쩌겠는가. 어쨌든 아들은 오늘도 또봇 V를 보기 위해 마트에 가고 싶어 한다.  


장난감 코너에 가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이들이 쉽게 흥분하고 혹되는 이유다. 핑크 뽕 아기 상어, 뽀로로, 띠띠뽀, 엄마 까투리, 중장비, 슈퍼윙스, 헬로카봇, 또봇 V, 종류도 다양하다. 모르는 장난감이 더 많다. 아이와 함께 는 만화 캐릭터는 아들에게 친숙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현실이다. 그뿐인가 형형색색의 장난감은 화려하다. 아이들의 시선을 뺏기 충분하다. 나도 건담이 있는 프라모델 코너에 가면 흥분하기에.


문제는 하나만 살 수 없다. 하나를 사면 다른 것 사고 싶어 진다. 시리즈로 나오는 장난감은 놀이보다 소유욕을 자극한다. 그뿐인가 몇 개가 더 있어야 비로소 하나의 장난감으로 완성되는 것도 많다. 특히 로봇 장난감은 합체를 위해 3~4개는 필요하다. 사다 보면 끝이 없다. 완성을 위해서라도 몇 개는 더 사야 한다.


경제적 부담이 크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3~4 만원이 기본이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사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크기도, 구성품도 괜찮으면 가격은 십만 원에 가깝다. 아이가 마음에 드는 것은 대부분 비싸다.(아이들도 비싼 것을 좋아한다, 비싼 게 잘 만들어졌으니 하는 수밖에) 한 개로 끝나지 않기에, 한번 사주기 시작하면 새로운 캐릭터나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사줘야 한다. 그 부담은 오롯이 부모의 몫으로.


장난감은 그때뿐이다. 순간이고 잠깐이다. 며칠 동안만 애지중지하고 흥미가 금방 떨어져 관심이 없다. 아이의 관심에서 사라진 장난감은 방안에 이리저리 나뒹군다. 이미 아이의 관심은 사지 못한 장난감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지극히 남자아이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로봇 만화는 악당과 악당을 저지하는 주인공이 있다. 부쩍 로봇 만화에 흥미가 높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다. 과격하다. 누군가를 무찔러야 자신이 이긴다. 친구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놀이 일 수 있겠으나 놀이를 빙자하여 폭력을 사소하게 여기거나 학습할 수 있다.


장난감에 집착을 보이는 아들, 아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지 고민이다.  


어느 교수님에 따르면 비구조화된 놀잇감, 블록, 자연물을 이용한 놀이가 아이 발달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완제품은 아이의 사고력, 창의력 등을 길러주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아들이 블록으로 놀 때 가장 즐거워 보인다. 무언가를 만들 때 몰입하는 아들을 보면 혼자 놀기 달인 같다. 만들어진 블록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의미부여를 한다. 물론 또봇 V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미 만들어진 장난감으로 노는 것보다 직접 만들어 노는 것이 수고스러워 보여도 아이에게 더 교육적이지 않을까.

자연 가장 좋은 놀잇감이 있는 놀이터다. 늘해진 람과 붉게 물든 나뭇 계절이 바뀌었 알게 한다. 떨어진 도토리, 열매, 잎을 만져보면서 자연을 느끼는 감성야 말로 아이들의 안정적인 정서를 위해 꼭 필요하다. 꼭 첩첩산중이 아니더라도 집 앞 공원이면 충분하다. 깐이었지만 아내를 기다리는 공원에서 아들과 간 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

손톱보다 작은 달팽이를 한동안 집중해서 보는 아들. 자연은 자세히 봐야 이해할 수 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풀도 관심을 기울이면 그제야 생김새가 보인다. 어떤 모양이고 어떤 색인지 또 이름이 무엇인지를. 자연 자체가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길을 가다 계단을 발견했다.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도토리 누가 더 멀리 굴릴 수 있는지 시합했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도토리를 보고 까르르 웃는 아들. 더 멀리 굴려보겠다고 자세 고쳐 잡는 아들 머리 굴리리 바쁘다. 한참을 도토리로 놀았다. 어린 시절 이후 오랫동안 하지 않아 잊혀서 그렇지 생각보다 자연과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은 많다.

https://news.v.daum.net/v/20191008112405344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 속에 있는 자체만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것은 어떨까? 주말에 가까운 공원에 가서 아이들과 가을을 느끼는 것은 어떨까? 자연은 아이들에게 잃어버린 동심과 행복을 찾아주기에 잊히기  지켜야 할 놀잇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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