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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사회복지사 Oct 17. 2019

육아하면서 겪은 미스터리 한 경험

지금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누구나 살면서 신기한 경험은 한 번씩 하지 않을까.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을 했다. 다소 억지스러워도 이해해주시길. 솔직히 지금도 신기한 것은 사실이다.   

첫째 이야기

기저귀를 갈 때 엉덩이를 들어주던 첫째 이야기다. 엉덩이 들어주는 것은 낮밤을 가리지 않았다. 아이는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고 있는 상태에서 엉덩이를 들어주니 더 신기할 수밖에.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잠이 깰까 봐 조심스럽게 바지를 벗기고 기저귀를 뜯었다. 새 기저귀에 오른발, 왼발 조심스럽게 입히고는. 사실상 마지막 고비다. 살짝 옆으로 눕히면서 엉덩이까지 기저귀를 올려야 한다. 그때마다 첫째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리를 구부리며 엉덩이를 번쩍 들어줬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엉덩이를 들어주는 아들이 신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들의 도움으로 쉽게 기저귀를 갈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 이야기

재울 때, 옆으로 누운 둘째 엉덩이를 토닥토닥하면 내 손등 위로 고사리 같은 손을 포개는 둘째 이야기다. 첫째 재우기는 아내가 맡는다. 첫째가 고른 책을 읽어주면서 재우기를 고군분투하는 사이, 나는 부랴부랴 물을 끓이고 둘째에게 분유를 먹인다. 분유를 먹으면서 바로 잠들 때도 있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 솔직히 아이 스스로 자도록 수면 교육하라는 지침에 역행한다. 어쨌든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면 일단 한시름 놓는다. 아기띠를 메고 둘째를 재우기 시작한다. 집안의 모든 불은 끄고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자장가 타임이다. "엄마가 섬 그늘이~ 굴 따러 가면~" 요즘 밀고 있는 자장가다. 노래를 들으며 스르르 눈이 감기는 둘째. 신생아 재우기 성공 여부는 타이밍 같다. 재빠르게 매트에 눕히고 닥토닥 하며 둘째 옆에 눕는다.


신생아는 눈을 감았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된다. 재우기에 실패할 수 있다. "아~ 이제 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참사는 시작된다. 잠깐이라도 아이 옆에 머물러야 한다. 아이는 자는 것 같지만 육감으로 다 아는 것 같다. 안심하고 방을 나가려고 하면 귀신 같이 눈을 뜨기에. 그래서 한동안 머물며 둘째 엉덩이를 토닥토닥한다. 토닥토닥, 엉덩이를 토닥거리면 아들은 나의 손등 위에 살며시 손을 올린다. 마치 계속 토닥거려달라는 것처럼. 그렇게 숨소리를 들려주며 5분을 반복하면 그제야 잠든다.


앞으로 어떤 미스터리한 경험을 할지 궁금하다.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는 두 아들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언제 일주일이 지나갔는지 정신없을 때도 있고 정신 나갈 때도 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육아하겠지만, 첫째 때 나와 둘째 때 나를 비교하면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솔직히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나도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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