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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Nov 07. 2019

소통을 시작한 8개월 된 둘째

드디어 둘째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상대의 반응까지 유도한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단순했던 반응, 본능적으로 타고난 반사 반응이 전부였다. 손에 잡히는 것은 모두 입으로 빨기 바빴고 검지 손가락을 손에 갖다 대면 꽉 움켜줬다. 확실히 배고플 때 반응을 즉각 보였다. 입 주변을 톡톡 두드리면 그 방향으로 입을 돌렸다. 웬만한 자극이 아니면 눈만 멀뚱멀뚱 뜨던 아들. 아들이 변했다.

7~8개월 무렵이었다. 이름을 부르면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더니 점점 아들은 타인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눈빛과 표정, 행동으로 반응을 보인다. 말만 못 할 뿐이지 비언어적인 소통을 한다. 반응을 유도하는 아들의 눈에 장난기 가득하다. 재빠르게 기어 와서는 안아달라고 팔을 드는 아들, 머리를 들이대며 몸에 파고드는 아들, 말을 하면 "캬", "악" 대화하듯 소리 내는 아들. 이제는 짧은 단어에 담긴 의도 정도는 알고 있는 듯하다.    


코~ 자자!

장모님이 "지호야! 코~자자!" 베개를 두드리면 아들은 하는 일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다음 베개를 쳐다본다. "지호야! 코~자자!" 다시 베개를 두드리면 아들은 그제야 기어와 베개에 눕는다. 눕는 동작이 부자연스럽고 어설프긴 하지만 자는 시늉을 하는 아들을 보면 배꼽 잡는다.  


유호 형! 어딨어?

둘째는 형을 유난히 좋아한다. 하루 종일 형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 같다. 어린이집에 가는 아침마다 현관문 앞에서 칭얼거린다. 아내가 둘째에게 "유호 형! 어딨어?" 물으면 일관된 반응이 있다. 둘째는 거실에 걸려있는 액자를 쳐다보며 까르르 웃는다. 첫째 사진을 보고 활짝 웃는 둘째는 형이 좋다.   


지지!

장모님에게 배운 단어다. 장모님이 "지지, 지호 지지" 말하면 둘째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다. 거의 던지는 수준이다. 던진 물건을 다시 잡을 때 "지지"라고 하면 또다시 내려놓는다. 즉각 반응하는 아들이 신기하다. 지지는 뭐든지 물고 빠는 신생아가 배우는 첫 단어 같다.   


걸음마! 걸음마!

딛고 서기 시작한 아들, 8개월 된 둘째는 걸음마 중이다. 빠르면 8개월부터 걸을 수 있지만 둘째는 아직 멀었다. 하지만 첫째보다 몸을 쓰는 것은 빠르기에 돌만 지면 걸을 기세다. "걸음마, 걸음마" 노래 부르듯 말하면 둘째는 신난 표정으로 한 걸음씩 뗀다. 목을 가누더니 앉기 시작한 아들. 곧 혼자 서서 걸을 때가 머지않았다.


꺄꺄

첫째도 그랬지만 신생아 때부터 목소리가 남달랐다. 마치 돌고래 소리 같다. "꺄악", "억", "악", "얍" 소리를 내면 둘째 역시 자신만의 언어로 끝까지 따라 한다. 마치 동물이 울음소리로 주고받듯 대화하는 것 같다. 장난 삼아 아들에게 이상한 소리로 자극하면 보란 듯이 이에 반응한다.     


세상을 향해 조금씩 손을 내미는 둘째. 벌써 태어난 지 8개월이 되었다. 내년 2월이면 돌인데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하루하루 다르게 크는 두 아들, 두 아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이 마냥 신기하고 새롭다. 첫째 때와 또 다른 둘째,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둘째 키우면서 새삼 느낀다.


내 아이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아이 시선에서 아이 세상을 관찰하고 이해해 보세요. 지금과 전혀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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