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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14. 2020

둘째라서 더 빠른 건가

영유아의 발달은 급속도로 이루어진다. 첫째를 키우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어째 둘째가 크는 채감 속도는 더 빠른 것 같다. 기분 탓일까. 어쨌든 어제오늘 달라진 둘째의 행동이 눈에 띈다.

스스로 분유를 먹는 둘째

눈에 안 보이는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인 대상 영속성 개념을 획득했을까. 대략 8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획득한다고 하는데, 딱 그 시기에 접어든 11개월이다. 시아에서 사라진 대상이 여전히 존재할 거라는 것을 믿는 것. 불과 몇 개월 전까지는 장난감을 숨기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지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도, 찾지도 않았다. 최근 아들은 이불속에 장난감을 숨겨놓으면 이불을 들추면서 곧잘 찾는다. 놀랍게도 의도를 간파한다. 등 뒤에 숨겨놔도 소용없다. 꺅! 돌고래 소리를 내며 등 뒤로 기어 오는 아들이 신기할 뿐이다.   


신체적 협응 능력이 발달됐다. 협응 능력은 신경, 근육, 신체 활동이 서로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사실 기어 다니기 전까지는 누워서 멀뚱멀뚱 천장만 바라봤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을뿐더러 의도를 가진 행동은 꿈도 못 꿨다. 아들이 기어다니면서부터 신체 능력이 빠르게 발달했다. 직접 줘야 쪽쪽이를 물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방바닥에 떨어진 쪽쪽이를 자기가 집어 다시 입에 문다. 그리고 놀이를 즐긴다. 아들에게 공을 주면 패대기치듯 바닥으로 던진다. 자동차 장난감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한참을 논다.


아들의 의사표현은 오직 울음이었다. 배고파도, 졸려도, 아파도, 짜증 나도 소리 내서 우는 것 밖에 없었다. 다만 미묘한 차이만 있었을 뿐(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느냐가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둘째는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손가락질이 눈에 띄게 늘었다. 손가락질로 자신의 요구를 말하는 아들. 먹을 것을 가리키며 손가락질하면 십중팔구 달라는 표현이다. 안았을 때 손가락질을 하면 가리킨 쪽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호기심의 표현도 있다. 집안 물건 하나하나 가리킨다.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는 몰라도 가리킨 물건의 이름을 알려주면 까르르 웃는 아들, 정말 말귀를 알아듣는 눈치다(고슴도치 파파).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했다. 둘째 재우기는 주로 내가 맡는다. 범퍼 침대에서 둘째와 함께 잔다. 나는 둘째와 아내는 첫째와. 어쨌든 아기띠로 재우고 눕히면 옆으로 누워서 잘 것 같다가도 나를 확인하려고 휙! 돌아본다. 나를 확인하고 다시 잠들 때면 마냥 신기하고 소름 돋는다. 그뿐만 아니라 아들은 스킨십을 좋아한다. 몸에 살짝 기대어 눈 맞춤을 하는 아들. 활짝 웃는 아들의 미소에 심장이 멎을 정도다. 이런 우리의 반응을 더 보고 싶은지 툭하면 기댄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애교 부리는 아들에 절로 웃음꽃이 핀다.


솔직히 둘째는 오롯이 쏟은 첫째 때와 달라 그런지 몰라도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진다. 한 달만 지나면 돌이 되는 둘째. 언제 컸나 싶을 정도로 1년의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어쨌든 건강하게 잘 자라는 두 아들이 고맙기만 하다. 새해에도 건강한 가족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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