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딱이 아저씨는...'
한동안 정적이 흐른다.
한참 뒤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기. 계, 기계 앞에 뽀로로 먹을게요.'
(갑자기 뽀로로가 나온다고?)
다시 정적이 흐르고.
책장만 넘기는 소리에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아내의 목소리, 책 읽는 내용은 전혀 앞뒤 내용과 연결되지 않는다.
왠지 두 세줄 건너뛰며 읽는 듯했다.
갑자기 책 읽는 소리가 느려지고 발음까지 어눌해지는 아내. 혀에 마비가 온 줄 알았다.
(나는 범퍼 침대에서 둘째를 재우고 있는 상황이라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시 3초 정도 정적이 흘렀을까... 다시 아내는 책을 읽는다.
선잠에 계속 읽는 아내도 신기했지만 가만히 듣고만 있는 아들이 더 신기했다.
꾸역꾸역 책 두 권을 읽고 있는 아내.
게슴츠레 뜬 눈에 어찌할 바 모르는 아내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여보! 그러다 얼굴에 책 떨어트리겠어요.
아들도 엄마를 배려? 하는 듯 더 이상 책 읽어달라고 조르지 않고 이내 잠들었다.
지호야! 첫 생일 축하해육아와 일에 지친 아내는 요즘 피곤하다. 유난히 오늘따라 졸려하던 아내는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거실 치우고 쌓여 있는 설거지나 해야지.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가 저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