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첫눈이라니 달갑지만은 않다

by hohoi파파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다. 밤새 내린 눈으로 소복하게 쌓인 눈. 펑펑 쏟아지는 눈은 그칠 줄 몰랐다. 2월에 첫눈이라니... 설렘보다 걱정부터 앞섰다.

아니나 다를까 어린이집 차가 제시간보다 늦을 것 같다는 전화가 왔다. 아내 역시 출근 준비에 아들까지 챙길 수 없었다. 아내가 탈 차에 쌓인 눈도 치울 겸 어린이집 차가 오면 태우려고 아들과 먼저 나왔다. 걸으면 10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근무지였고 마침 방학이라 조금은 늦어도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린이집 차가 금방 올 줄 알았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눈. 길은 이미 빙판길이 되어있었다. 눈을 다 치우고 차 안에서 기다렸지만 어린이집 차는 오지 않았다. 출근을 위해 아내가 차를 써야 했고 결국 아내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장거리 운전해야 하는 아내 걱정에 평소보다 자주 연락했다. 비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앞이 안 보인다는 아내, 운전한 이래 처음으로 눈 내리는 날 운전하게 됐다. 사실 그런 아내 때문에 작년 겨울 눈이 안 와서 아쉬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집 도착했는지, 빙판길에는 천천히 가야 한다, 만약에 차가 돌면 어쩔 수 없으니 핸들을 돌리지 마라... 고 연락했다가 핸들을 돌려야 한다는 방송이 문득 떠올라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돌리라고 다시 연락했다.


우연히 아내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유호 어린이집 차가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온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데려다주는데,
차 안에서 오빠랑 계속 통화했더니 유호가 묻는다.

유호: 엄마! 아빠는 왜 엄마한테 자꾸자꾸 전화를 해?

아내: 눈이 오니까 엄마 운전할 때 위험할까 봐 걱정되나 봐!

유호: 아! 엄마는 공주님이라서 다치면 안 되는데!

맞아! 유호야! 엄마가 공주님이라 다치면 안 돼~


내일까지 눈 내린다는데 걱정이다. 사실 내일이 더 위험하다. 이번 겨울 눈다운 첫눈을 봤는데 조금도 흥이 나거나 설레지 않는다. 이따 저녁에 눈싸움하고 싶다는 아들과 다르게 달갑지 않은 아침이었다. 부디 운전 조심하고 안전사고 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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