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책 읽다 몸이 남아나지 않겠어
다르게 읽기
「넘어졌다 넘어졌다」 토들 피카소 그림책. 내용은 단순하다. 하마, 악어, 코끼리, 돼지, 고양이가 차례로 길을 가다가 넘어지는 내용이 전부다. 결국 마지막 장에 둘째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아기가 넘어진다. 그때 동물 친구들이 다 같이 모여 "울지 마! 울지 마!" 위로하는데.
아이들은 뭐든 재밌어야 집중하는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구연동화처럼 연기를 하고 목소리를 바꿔도 첫 장에만 집중을 하고 이내 딴짓하기 바쁘다. 나는 다음 장 읽기 바쁘고 아들은 아직 읽지 않은 다음 장 넘기기 바쁘다. 책은 읽어야겠고 웃기는 수밖에.
과장된 몸짓으로 책을 읽었다. 어깨가 나갈 정도였다. 아픈데 아픈 티는 못 내겠고. 그나마 까르르 웃는 둘째에 위로된다. 퇴근 후 하얗게 불태운 책 읽기였다.
Tip: 목소리 톤은 찢어지게 몸은 과감히 내팽개치듯 웃을 때까지 내던지면 안 웃고 못 배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