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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Mar 18. 2020

공감은 유재석처럼

새 시즌을 알리는 [유퀴즈!] 예고편. 국민 MC 유재석이 울고 있었다. 그는 주체 없이 흐르는 눈물을 어쩔 줄 몰라했다. 잠깐 장면인데도 그의 우는 모습이 뇌리에 박다. 그다음 주가 궁금해졌다. 예고편을 본 사람이라면 구나 그랬을 것 같다. 

방송화면 캡쳐

제47화 전사들 편. 코로나 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본 예고편은 대구로 의료 봉사를 자원한 어느 간호사와의 인터뷰였다. 생각보다 덤덤하게 이야기해서 놀랐다.  MC는 대구에 내려간 이유와 함께 대구로 내려간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물어봤다. 가족들은 거기에 왜 가냐고 만류했다면서, 그렇지만 국가 위기 상황에 항상 내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화면이 바뀌었다. 방역에 사력을 다하는 전사들의 모습이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 현장에 있는 최일선의 사람들은 코로나 19에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과 두려움에도 고군분투하며 코로나 19 사태 극복에 애쓰고 있었다.  장면과 함께 다시 이어진 인터뷰. 인력이나 의료 물품,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현장에서 15시간에서 17시간 근무한다고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재석 역시 마스크가 부족해 하나로 며칠을 쓴다는 말에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했다. 는 점점 눈시울이 붉어다. 애써 올라오는 감정을 눌러가토크를 이어갔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신은 괜찮다며 오히려 가족과 두 MC를 걱정하는 호사의 말에 유재석은 결국, 꾹꾹 참았 눈물이 터고 말았다.


자꾸 괜찮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아파서.


오히려 유재석은 죄송하다고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배려했다. 일하는데 괜히 신경 쓰이게 했다며 미안해하는 모습에서 국민 MC의 진면목을 본 것 같았다. 람들이 "유재석! 유재석!" 하는 이유가 있었다.


아마 모든 시청자가 함께 울었지 않았을까. 유재석의 공감은 모두위로된 날이기도, 다시 힘을 내는 날이기도, 함께 산다는 느낌을 받은 날이기도 했다. 공감의 힘은 생각보다 컸다.


며칠 전 동생을 공감하는 첫째의 눈빛을 봤다. 둘째 예방접종 맞으러 병원에 갔을 때다. 둘째 진료 차례였다. 예방접종 전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둘째도 그때까지는 무덤덤하게 의사 선생님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진료 마쳤고 이제 주사 맞을 시간. 생각보다 큰 주사기에 놀랐는지 둘째의 울음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바지를 벗기자마자 둘째는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꺽꺽 숨넘어가듯 닭 똥 같은 눈물로 오열하는 둘째. 둘째의 울음소리는 병원을 찢어놨다.

문틈 사이로 숨죽이며 동생을 지켜보던 첫째. 마치 자기가 주사 맞는 것처럼 눈을 찌푸렸다. 둘째의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고 점점 커지자 첫째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울먹거리는 첫째의 표정에서 동생의 아픔이 전해졌다.(착각일 수 있다, 주사 맞 동생의 아픔이 느껴졌는지 단순히 주사 떠올서 그랬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 순간만큼 아파했다.

이제 갓 돌 지난 둘째 이야기다. 유난히 형을 좋아하는 둘째. 형에게 엉겨 붙어있는 것을 좋아한다. 기대고, 안기고, 뽀뽀하는. 형이 놀고 있으면 어떻게든 끼고 싶어 하는 둘째다. 공감 능력이라 보단 애교 같은 행동이겠지만 마치 형을 위로하는 듯한 행동을 한다. 첫째가 울고 있으면 앉은 채로 기어와 형에게 기댄다. 여의찮으면  등이나 어깨를 토닥토닥한다. 첫째가 울음 안 그치면 더 크게 우는 둘째. 생을 보고 깔깔거리며 웃어넘기는 첫째, 사실 둘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누군가의 위로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한다. 토닥거리는 타인의 공감에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다. 함께 울고 웃으며 나누는 공감으로 상을 살아갈, 버틸 힘을 얻는 것이다. 공감은 더불어 살게 하는 힘이다.


두 아들이 이다음에 크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어른으로 컸으면 좋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파하고,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할 줄 아는 그런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담했던 간호사의 속내를 알아차렸던 유재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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