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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Apr 25. 2020

책은 어른도 아이도 수면제인가 봐

어제 처제 집에 놀러 왔다. 바뀐 잠자리 때문인지 몰라도 통잠 자던 둘째가 새벽 4시에 갑자기 눈을 떴다. 자지러지게 우는 둘째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결국 둘째는 그 뒤로 자지 않았다.


현재 시간 9시. 둘째는 그 뒤로 칭얼칭얼 보채고 짜증을 낸다. 눈에는 잠이 한가득인데 잘 생각이 없다. 눕혀서 재워보려 했지만 실패. 결국 끊었던 아기 띠를 부랴부랴 매고 재우기 시작했다.


거실은 시끌벅적하다. 아이들 노는 소리와 TV 소리로 둘째는 잠자기를 거부했다. 손가락으로 방문을 가리키며 운다. 말은 못 하지만 밖으로 나가자는 체스처다. 순간 고민했다. 안 잘 것 같은데 그냥 나갈까. 고심 끝에 다시 재우기로.


어제 첫째를 재우면서 읽어준 책이 보였다. 유튜브에서 오르골 자장가를 틀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최대한 저음으로 내레이션 읽듯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 주고 싶나요?


예쁜 꽃을 선물해요.

초콜릿이나 작은 선물을 건네도 좋아요.

도울 일이 있는지 찾아보아요.

...(중략)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요.

관심을 갖고, 작은 변화를 발견해요.

함께 나누어요.


짧은 글이지만 큰 울림이 있다. 오히려 내가 읽으면서 감동했다. 생각보다 좋은 그림책이 많은 것 같다. 나도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하는 사이.


둘째가 얼굴을 가슴팍으로 떨궜다. 앗싸!!! 재우기 성공이다. 잠깐의 사색은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새벽이 일어났으니 오래오래 잤으면 좋겠다. 에서 깰까 봐 숨죽이 을 썼다. 뒤척거리는 둘째에 심장이 멎을 뻔했다는. 잘 자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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