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모래 놀이하러 바다에 가요

고창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by hohoi파파

요즘 발행할 시기를 놓쳐 작가 서랍에 방치돼있는 사진들을 꺼내보고 있다. 철 지난 사진들이지만 사진 속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내의 지인이 고창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캠핑을 한다고 해서 아들 모래놀이도 할 겸 가족 나들이를 갔었다.

아빠들마다 다르겠지만, 아빠들의 로망 하면 단연 캠핑이 아닐까. 남자가 나이 들수록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은퇴 후 고향에 집 지으려고 하는 게 다 그런 이유는 아닐지. 적어도 카라반은 끌고 다닐 수 없어도 차박은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끔 자유롭게 떠나는 캠핑족들이 부럽다.


가끔 아버지가 옥상에 설치해준 텐트가 그리울 때가 있다. 아버지는 밤하늘의 별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때부터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재미에 빠졌다. 그 후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사방이 탁 뜨인 옥상에 올라가서 기분을 풀고 내려왔었다. 어쩌면 나름 나만의 공간인 베이스캠프인 셈이었다.


가끔 아들에게 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들은 바다라고 대답한다. 아들에게 바다는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장소다. 중장비를 좋아하는 아들이 마음 놓고 원 없이 모래 놀이할 수 있는 곳은 바닷가에 있는 모래사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오늘 아침 주말에 어디로 가고 싶냐고 했더니 바다에 가잔다.

햇볕이 내리쬐서 서있기만 해도 숨 막히는 무더운 날씨에 해수욕장보다 계곡에 가야 할 판이지만,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니, 일요일은 날씨가 좋을 것 같아 선유도로 갈 생각이다.

그날은 조개를 깨느라 정신없었다.

일부러 조개 씨를 뿌린 갯벌체험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캐는 족족 실패했다. 애꿎은 갯벌만 뒤적거렸다. 아들은 그마저 신기한지 모래 놀이하다 말고 조개 캐는데 열중했다.


두 아들과 해먹에 누워 나무 사이, 이파리에 반짝이는 투명한 햇살을 보고 있으니 좋았다. 흔들거리는 해먹을 그네 삼아 놀았다. 두 아들이 자연과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친하게 지내라고 두 아들에게 자연을 소개하는 중이다. 아들이 조금만 더 크면 등산지팡이 하나 선물해줘야겠다. 정말 반달가슴곰 보러 지리산 가자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킬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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