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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May 10. 2020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아들 손이 보이는 거야

퇴근 후 온 가족이 인근 신축 아파트에 조성된 공원으로 나들이 갔다.  트인 조망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 공원에 놀이터도 잘 만들다. 아내는 녁까지 해결하고 들어올 생각으로 김밥. 첫째는 놀이터에서 모래 놀이하는 사이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공원 곳곳을 둘봤다.


살랑살랑 부는 산들바람에 철쭉꽃 향기가 코 끝에 닿아 퍼졌다. 진한 철쭉꽃 향기를 아들도 맡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꽃 가까이 유모차를 대줬다. 아들은 조그만 손으로 꽃 한번, 잎 한번 번갈아가며 조물조물 만다.


 오르는 길 마주하는 나무와 풀, 꽃을 만지고 향기를 맡는 것을 좋아한다. 고목나무 껍질의 거친 느낌으로 세월을 가늠하고 꽃마다 다르게 피는 것을 보며 계절을 가늠한다. 꽃과 풀 향기가 코끝에 가득할 때 연초록 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올려다보는 일을 사랑한다.


두 아들자연을 보고 느끼는 감성을 선물해주고 싶다. 산들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풀소리를 들으며, 생김새에 따라 지어진 꽃 이름을 알아가고, 딱딱딱 둥지를 짓는 새소리에 봄을 느끼며, 졸졸졸 흐르는 계곡 소리를 들으며 마음이 평안해지는. 두 아들이, 배속에 있는 이도 이다음에 크면 자연을 느낄 줄 아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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