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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ul 22. 2020

인생 숲 속 놀이터, 정읍 아양사랑숲

주말 아이를 데려갈 곳이 마땅치 않아 늘 어디 갈지 고민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정읍 아양사랑숲에 있는 숲 속 놀이터가 그동안 가봤던 놀이터 시설 중에 단연 최고였다. 아이들도 나도 인생 놀이터를 찾았다. 왠지 앞으로 아이들이 놀이터 가자고 하면 이곳으로 가지 않을까.

내비게이션에서 아양사랑숲으로 검색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아는 사람만 오는 것 같다. 아양사랑숲은 정읍사 공원의 일부로 유아 숲 체험원을 검색하면 된다.

놀이터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걷기도 좋았다. 놀이터 뒤편 가까이 등산로가 있어 종종 등산객도 오갔다. 큰 나무 그늘에 나무 데크가 있어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돗자리 펴거나 원터치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도시락 까먹기 참 좋았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시간 보내기 괜찮은 장소였다. 솔직히 추천하면서 내심 사람들이 몰릴까 봐 겁난다. 그냥 비밀 아지트로 남겨뒀을걸.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 있어야 더 재밌게 논다. 이제는 제법 컸다고 놀자고 내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아들이 내 손을 뿌리치고 모르는 아이들 무리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뒤섞이며 함께 놀았다. 아들의 손에 이끌리어 놀아주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고 좋았지만 한편으로 어느덧 커버린 아들을 보고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아 그만 커줄래? 너무 훌쩍 커버린 것 같아. 

어느새 커버린 두 아들이 까르르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흐뭇하다. 동생과 같이 놀아주고 형을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어찌나 부모로서 든든한지. 가끔 아이 때문에 나의 욕구를 포기하고 미뤄야지만 아이 덕분에 더 온전한 감격과 기쁨, 사랑을 느끼게 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듯 부모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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