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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Aug 14. 2020

공모전에 선정되었어요

공모전 수상자 발표 당일, 뭔지 모르게 기대감이 있었다. 경솔하지만 틀림없이 선정이 되리라 생각했다. 누가 봐도 주제에 딱 맞는 사진을 공모했기에 자신했다. 아니면 말고.


전북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서 와 권리 찾기는 처음이지?" 아이들이 행복한 순간 찾기 권리 공모전을 했다. 가족들과 행복한 순간,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주제로 사진과 그림 분야로 나누어 접수를 받았다. 그림 분야는 전라북도 내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했다. 그림 공모는 첫째가 아직 5살이라 일단 패스, 다행히 사진 분야는 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전주 시민 가정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했다.


어떤 사진으로 신청해야 할지 고민했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첩을 뒤적거리며 5천 장 가까이 되는 사진을 천천히 살펴봤다.


사진 세 장까지는 추렸지만 그중에 하나를 고르기가 어려웠다. 첫아이 출산 사진으로 할지, 두 아들과 감자 캤던 사진으로 할지, 두 줄이 선명한 셋째 임신 테스트기 사진으로 할지 고민했다. 지난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볼수록 신청할 사진을 고르는 것이 힘들었다. 내 눈에는 모두 행복한 순간이었다. 


우연히 방긋 웃는 둘째 사진을 보게 됐다. 반달 모양인 둘째 눈웃음에 매료되고 말았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제일 곱다고 는데 만약 내가 심사 위원이라면 뽑았을 사진이었다.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해맑게 웃는 둘째 사진으로 정했다. 예전에 브런치에 올린 사진이기도 했다. 브론치에 올렸던 글 제목을 조금 바꿔 "아빠는 요리사, 하정우 먹방 저리 가라!" 작품명을 지었다. 브런치에 올렸던 글이 있어서 작품 설명도 금방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그날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하루 휴가를 주었습니다. 가끔 아내가 외출을 나가면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 줍니다. 그날은 아내가 미리 볶아놓았던 다진 소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 잘게 잘린 김과 밥을 함께 볶아 동그랗게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17개월 된 아들에게 식판 가득 주먹밥을 담아 주었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적은 양 같지만, 밥 두 공기 되는 양입니다. 아들에게 주면서도 잘 먹을까 걱정했습니다. 아들 입에 주먹밥 하나를 넣어줬습니다. 아들은 주먹밥을 먹자마자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아들에게 “지호야! 맛있어?” 물어봤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들이 나를 보면서 함박웃음을 지습니다.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아들은 아빠가 해준 요리 덕분에, 나는 해준 요리를 맛있게 먹어준 아들 덕분에, 아내는 모처럼 아이 없이 외출한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작품 설명)


"심사 결과 사진 부분 아차상으로 선정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기관에서 온 문자를 보고 행복했다. 19일(수)에 아트갤러리에서 시상식이 있으니 참석해 주시라는 연락이었다. 기관 담당자는 아이와 함께 다고 했다. 19일부터 25일까지 전시회도 한다니 마냥 신기했다.


내심 스포츠 용품을 주는 우수상을 바랐지만 아차상이면 어떠하리. 어서 빨리 둘째와 함께 시상식에 올라 인증 사진을 찍고 싶다. 둘째 덕시상식에 오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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