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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Sep 23. 2020

5살이든 38살이든 부모의 인정을 바란다

유호야 아빠가 더 많이 인정하고 칭찬할게

  "아빠! 나 용감하지?" 아들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한 번 해봐!" 저기 형과 누나들이 하는 거 잘 보고 따라 하면 그물망에 오를 수 있을 거야, 그물망에 올라서 신나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들을 자극했다. 아들은 생전 처음 보는 놀이터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그물망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기심이 생긴만큼 두려움도 느껴졌는지 아들은 선뜻 그물망에 오르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물망 아래로 땅바닥이 보였으니 아들이 두려울만했다. 사실 아들을 자극할 때부터 못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다. 머리 위 그물망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은 모두 아들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다. 적어도 6살은 돼야 그물망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주저하는 아들에게 "유호야 무서우면 안 올라가도 돼, 유호도 6살이 되면 저기 형과 누나들처럼 오를 수 있을 거야! 그때 올라가 보자." 격려했다.    


  나의 말을 듣고 아들은 한참 동안 그물망을 오르락내리락거리며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아들은 그물망에 오를까 말까를 두고 갈등하는 듯 보였다. 한 5초가 지났을까, 아들은 그물망이 있는 쪽으로 갔다. 아들의 뒷모습이 얼마나 비장하던지. 뭔가 다짐한 듯 보였다.  


  한참을 낑낑거리며 그물망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들은 신었던 양말을 벗어던지는 결기까지 보였다. 조금씩 그물망에 오르는 아들을 보면서 얼마나 흐뭇하던지.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열심히 그물망에 오르는 아들을 찍었다. 기어코 꼭대기까지 기어오른 아들은 두 팔 벌려 시원하게 그물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아들이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컸던 모양이다. 그물망에 내려오자마자 쪼르르 내게 달려와 "아빠! 아빠! 나 용감하지?" 아들의 어깨가 으쓱거렸다. 자기가 생각해도 대견했는지 손가락으로 그물망을 가리키며 저기 올라갔다 왔다고 자랑했다. 지금도 내게 달려와 자랑하던 아들의 눈빛과 표정을 잊지 못한다. 


  아들은 내게 칭찬받고,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런 아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들에게 엄지 척했다. 환하게 웃으며 "유호, 대단하다. 무서웠을 텐데 용감하게 도전했네.", "거봐!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무섭지 않지?" 용기를 내서 도전한 아들을 칭찬했다.


  38살 먹은 나 역시 아버지에게 "잘했구나!" 인정받으면 하늘을 나는 것 같이 기분 좋은데 5살 아들은 오죽하리. 5살이든 38살이든 부모의 인정과 격려, 칭찬을 먹고 자라고 갈망하며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정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으리 다짐하며.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인정해주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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