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부모의 사랑으로 큰다.'는 말을 이제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두 아들을 키워보니 아이는 사랑하는 만큼, 믿는 대로 컸다.
아이를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처음부터 아이에 대한 사랑이 샘솟은 것은 아니었다. 핏덩이를 받을 때만 해도 이제 아빠구나 감격했어도 사랑하는 마음이 그보다 크진 않았다.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매일매일쌓이고 나서야먹물이화선지에 번지듯 나의 삶에 서서히들어오기 시작했다.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에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기 위해 수 없이 신생아실을오르락내리락거리면서사랑은 시작됐다. 분유를 먹이고, 똥 기저귀 갈아주며 밤낮 구분 없이 울어대는 아이를 달라주면서 사랑은 단단해지고마음속 깊이 내렸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꽃이폈으니.
아이를 사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유머 하나면 족했다. 특히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부모의 우스꽝스러운 광대 노릇은 부모와 자녀 사이를 말랑말랑하게 해 주더라.평소 많이 웃겨줘라.아이의 웃음 포인트를 찾아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맘껏 즐겨라.함께 웃다 보면 사랑과 행복감이 커진다.
평소 과묵하고 낯가림이있는 성격이라 아이들에게 곰살맞게 행동하는 게 낯 부끄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눈을 질끈 감고 영혼을 끌어보아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되다 보니 어느새 성격에 맞지 않는 광대가 되어 있었다.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즐겁게 몸을 부대끼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따르더라.사랑은 부모도 아이도 꽃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