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브런치 앱을 보다가 일부러 내 관심사에 맞는 취향저격 작가를 찾아본다. 여러 가지 나의 관심사 영역 중에 꼭 가족·육아는 확인하는데. 어쩌다 보니 작가명은 글쓰는사회복지사더라도 지금은 육아에 대해 글을 쓰고 있어 혹여나 가족·육아 부분에서 추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들어 가보는 것이다.
사실 그보다 다른 이유가 크다. '지금 뜨는 작가' 타이틀에 욕심이 났다. 취향 작가를 다 보고 나면 맨 마지막에 '지금 뜨는 작가'라는 제목으로 브런치 작가들이 추천되어 있다. 그중에 내가 구독하는 브런치 작가도 있어 반가울 때가 있다. 우연히라도 좋으니 내심 나의 작가명(글쓰는사회복지사)이 보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브런치에서 뜨는 작가로 추천될까. 브런치 앱을 볼 때마다 궁금했다. 누가 알려주는 사람은 없고 한 번은 일정 구독자 수가 충족이 되어야 하나 싶어 추천된 브런치 작가들의 구독자 수도 비교해봤다. 하지만 추천된 브런치 작가들의 구독자 수가 천차만별이었다. 적게는 50여 명 많게는 1,000명을 훌쩍 넘긴 구독자수였다. 한동안 이유를 골몰하다 내린 결론은 알 수 없다였다. 브런치 팀이 아닌 이상 어찌 알겠는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언젠가는 추천되지 않을까 추천되는 그날을 상상하며 웃어넘겼다.
일주일 전 브런치 앱을 켰다. 항상 먼저 내 브런치에 들어간다. 구독자 수도 확인할 겸 구독하고 있는 작가들의 글을 읽기 위해서다. 알람에 뜬 작가들의 글을 다 읽고 나서 작가 서랍에 휘갈겨 놓은 정리 안 된 글을 읽었다. 몇 자 끄적거리고 다른 작가의 글을 읽기 위해 브런치 나우에 들어갔다.
브런치 나우에 노출된 글을 보다가 우연히 메인 화면에 '지금 뜨는 작가'가 추천돼있는 것을 봤다. 그날도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엄지손가락을 빠르게 옆으로 넘겼다. 마지막에 떡하니 글쓰는사회복지사가 있었다. 와우! 진짜 신기했다. 내가 지금 뜨고 있구나! 뭐 잘 모르겠지만 브런치에서 뜨고 있다니 뜨고 있다고 믿어야지. 브런치 팀에서 인정하는 거면 사장님이 말단 사원을 인정한 거나 마찬가지 않겠는가. 기분이 좋았다.
브런치 팀, 한 번 띄워준 것 팍팍 키워 주세요.
일주일 전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 페이지에서 2년 전에 올렸던 사진을 봤다.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한다는 메시지였다. 페이스북 메인에 뜬 사진을 보는 순간, 와! 브런치에 글을 쓴 지 2년이나 됐구나 감회가 새로웠다. 글을 써 보겠다고 우격다짐 들이댔던 게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삼사 일 전 새벽에 브런치에서 알람이 왔다. 잠에 덜 깬 눈으로 알람을 확인했다. 구독자가 800명을 돌파했습니다. 알람을 보는 순간 잠이 확 깼다. 그 늦은 새벽에 800명이라는 숫자에 굳이 의미 부여하고 있었다. 구독자 800명은 꾸준히 글을 쓰라고 격려해주는 지지자 같았다.
한마디로 뿌듯했다.
여느 브런치 작가들처럼 매일매일 자신의 루틴을 가지고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소하게나마 나의 일상을 기록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했다. 포기하지 않고 2년을 글을 썼으니 그것 만으로 충분했다.
'지금 뜨는 작가' 타이틀과 구독자 800명이 주는 의미는 뭘까. 뭘 그렇게 까지 의미 부여하냐고 묻겠지만 글 쓰는 의미를,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했는지 초심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갈 문제였다.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했던가.
나는 글을 통해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가.
나는 글을 쓰면서 성장했는가.
나는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내가 쓰려고 했던 글은 이 모든 질문에 공통된 답이었다.
이제 글을 쓴 지 2년 됐다. 고작 2살밖에 안됐다. 고작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글을 발행하면서 과연 얼마나 사람들에게 읽히고 공감을 줄까, 욕심내서 위로할까 고민하지만 매 순간 낯부끄럽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어느 누가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이 없으니 불안하기도 하다. 브런치 팀에서 구독자님들의 공감으로 조금이나마 용기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