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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Dec 15. 2020

아이들 말은 건성건성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안방에서 막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있었다. 수유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둘째가 동요 책을 가지고 와서 내 다리에 기댔다.


 둘째가 쫑알쫑알 뭐라고 했다.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자 더 큰소리로 그림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말했다.


 '뭐야? 뭐야? 뭐야아?' 알아듣지 못하니까 점점 큰소리로 말 끝을 올리며 신경질을 부렸다.


 둘째에게 '별이야! 반짝반짝 별. 별.'이라고 했다. 그제야 웃는 둘째. 둘째는 바로 다른 그림을 가리켰다. 다시 뭐야? 뭐야? 뭐야아? 대답할 때까지 물어봤다. 사실 분유를 먹이고 있어서 책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얼핏 보이는 대로 구름이라고 했다.


 대답해도 계속 뭐야? 라고 묻길래 몇 번을 구름이라고 대답했더니 되레 소리 높여 양이라고 소리친다. 


 뭐야? 구름. 양. 

 뭐야? 구름. 양. 

 무려 같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분명 구름이 맞는데 아들이 계속 양이라고 해서 장난치는 줄 알았다. 계속해서 뭐냐고 묻길래 다시 책을 봤다. 이게 웬걸, 구름이라고 생각한 그림이 진짜 양이었다.


 다시 봐도 구름 같다. 어쨌든 아이 말은 건성건성 허투루 들으면 안 되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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