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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Jan 10. 2021

어느새 아이와의 목욕도 교감에서 놀이가 됐다

 아이는 목욕도 놀이다. 물놀이를 즐긴다. 물속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컵으로 이동식 욕조에 있는 물을 푸거나 다른 통에 물을 옮겨 붓는다.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을 수십 번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열중을 넘어 물놀이에 몰입하는 아이, 어느새 목욕한 지도 한 시간이 다 되어간다.


 물장난 치는 둘째를 보고 있으니 처음 둘째를 씻겼던 때가 떠올랐다. 산후조리원에서 집으로 왔던 기억이 뭉게구름처럼 몽클함이 피어올랐다. 아! 라떼는 말이야.


 분명히 기억나는 것은 첫째 때와 달리 어떻게 씻겨야 할지 몰라서 어리바리하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나름 첫아이 키운 노하우로 손놀림이 달랐다.


 둘째가 언제 컸는지, 작은 대야에도 다 들어가던 아이가 어느새  욕조에 혼자 논다. 22개월 된 요즘,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다.


 목욕은 교감이었다. 아이를 씻기면서 그제야 부모가 된 것을 깨달았다. 과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매일 태지가 씻겨질 때마다 걱정도 사그라들었다. 아이 피부가 닿을 때마다 오히려 위로됐다.


 언제 둘째와 목욕탕에 갈까. 아무래도 그전까지 목욕은 교감에서 놀이가 될 것 같다. 1시간이 다 되어가도 나가길 싫어하는 둘째를 보며 조급한 마음에 나가자고 재촉하지 않아야겠다. 둘째는 둘째 방식대로 세상과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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